중간간부 인사 29~30일 발표할 듯… 법조계 "코드에 맞는 인사만 중용할 것" 우려
  • ▲ 박범계 법무부 장관. ⓒ정상윤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 ⓒ정상윤 기자
    검찰 중간간부 인사 기준을 논의하는 검찰 인사위원회가 오는 23일 열린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이번 인사를 두고 "역대 최대규모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자 법조계 일각에서는 대대적 물갈이를 통해 정권 관련 수사팀을 해체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법무부는 이미 인사위 위원들에게 날짜를 공지했고, 개최 시기를 오전으로 할지, 오후로 할지 구체적인 시간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검찰 인사위원회… 인사원칙 및 기준 논의

    이날 열릴 인사위에서는 검찰 중간간부인 고검검사급(차장검사·부장검사) 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또 검찰 직제개편안(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이번 인사에 어떻게 반영할지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부적 인사 명단을 두고 논의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검찰 인사는 인사위 당일이나 이튿날 발표됐다. 그러나 이번 고검검사급 인사는 직제개편안이 통과된 이후에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되는 시점은 이달 말이다. 

    직제개편안은 22일까지가 입법예고 기간이다. 이후 오는 29일 국무회의에 상정된 뒤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국무회의 직후인 29일이나 이튿날인 30일에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정권 수사를 담당하는 부서장과 직접수사 가능 부서에 법무부가 '코드 인사'를 단행할지 여부다. 

    정권 수사와 관련해서는 가장 먼저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담당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이 거론된다. 이 부장검사가 이끄는 수원지검 형사3부는 지난 4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과정에 개입했다며 이규원 검사 등의 공소장을 변경하고 이를 범죄사실에 추가했다.

    수원지검은 앞서 이성윤 서울고검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기소하면서 작성한 공소장에서도 조 전 장관을 언급했다. 

    이 고검장 공소장에는 이광철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실 선임행정관(현 민정비서관)과 조국 당시 민정수석 등이 이규원 검사에 대한 안양지청의 수사를 막았다는 정황이 담겼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달 13일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이정섭 부장검사·변필건 부장검사 등 주목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을 수사 중인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도 이번 인사에서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있다. 

    이 사건은 2019년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의 김 전 차관 별장 성접대 사건 재조사 당시 청와대가 '허위 보고서 작성 및 언론 유출' 등에 개입해 사건을 부각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특히 변 부장검사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SNS를 통해 허위사실을 퍼뜨렸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기는 등 정부·여당과 대립하는 수사를 꾸준히 맡아왔다.

    한 법조 관계자는 "이정섭·변필건 부장검사와 함께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부장도 교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안다"며 "이상현 부장검사는 2013년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해온 측근으로, 현재는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수사 중인 부서의 물갈이뿐만 아니라 신설될 직접수사부서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앉힐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부산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자리도 관심

    신설될 직접수사부서는 부산지검의 반부패수사부장과 일선 지청의 형사 말(末)부 부장 자리다. 이외에도 서울중앙지검 1~4차장 자리와 직접수사 권한이 있는 반부패강력부장·공공수사외사부장 자리 역시 정권과 코드가 맞는 인사가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문재인정부의 검찰 인사는 항상 '코드 맞추기'가 우선이었다"며 "이번 검찰 인사는 대통령의 임기 말에 거행되는 것인 만큼 대대적인 물갈이를 통해 코드에 맞는 인사만 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