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대선 출마 소식에 야권 "추나땡" 반색… 민주당 내부선 우려의 목소리
  • ▲ 오는 23일 파주 헤이리마을에 한 스튜디오에서 유튜브 채널 추미애TV를 통해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페이스북.
    ▲ 오는 23일 파주 헤이리마을에 한 스튜디오에서 유튜브 채널 추미애TV를 통해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대선 출마가 현실화하면서 여야의 반응이 엇갈렸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야권 대선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만 키워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국민의힘은 '추나땡'(추미애가 나오면 땡큐)이라며 환영하고 나섰다. 

    "與 극렬 지지층 결집하면 경선 분위기 오묘하게 흐를 것"

    우선 여당 내 대선주자인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21일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과 전화 인터뷰에서 "많은 분이 우려하고 있다"며 "분명한 것은 윤석열 총장이 오늘날 대선 후보까지 오는 과정에 사실은 윤 총장이 스스로 키웠다기보다 우리 쪽에서 키워준 측면도 있지 않으냐. 그런 것을 잘 생각하면서 우리가 대응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이날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후보들이 좀 많은 것이 좋다고 본다"면서도 "후보자 등록을 하고 나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면 그때부터 제대로 검증하게 되는 것이다. 도덕성과 능력에 대한 검증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선주자들이 추 전 장관의 출마와 관련해 우려를 나타냈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더욱 걱정의 목소리가 크다. 추 전 장관 등판이 오히려 민주당의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21일 통화에서 "추 전 장관이 대선판에 나서는 순간 윤석열에게는 순식간에 정권에 핍박받는 올곧은 공직자 이미지가 씌워질 것"이라며 "게다가 극렬 지지층이 결집할 경우 경선 분위기 자체가 오묘하게 흘러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추미애 단숨에 여권 지지율 3위… "보수의 보배"

    실제로 여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추 전 장관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에 이어 단숨에 3위로 올라섰다.

    여론조사업체 PNR리서치가 미래한국연구소와 머니투데이의 의뢰로 지난 19일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추 전 장관은 범여권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6.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 전 장관이 기존 빅3로 불리던 이재명 지사(33.3%), 이낙연 전 대표(13.6%), 정세균 전 총리(5.5%) 구도에 균열을 낸 셈이다. 

    국민의힘은 추 전 장관의 등판에 반색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추 전 장관은 재임 시기에 윤석열 전 총장을 향해 감찰권을 남용해 찍어내기를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며 "닭 쫓던 강아지를 자임해야 될 분이 '꿩 잡는 매'를 자임하는 것을 보면 매우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17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언론이 '추미애가 나오면 윤석열을 키운다'는 프레임을 씌웠다"며 "한마디로 '꿩 잡는 매가 두렵다'고 저는 생각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어떤 사람인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 제가 지휘감독자"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사실상 윤석열 선거대책위원장을 하시던 분"이라며 "내심 여당이 말리고 싶을 것이다. 거의 '트로이 목마' 아닌가. 추나땡이다"라고 깎아내렸다.

    전여옥 전 의원도 이날 "윤석열에게는 '12척의 배' 못지않은 추미애가 있다"며 "보수의 보배"라고 비꼬았다. 

    추 전 장관은 오는 23일 파주 헤이리마을의 한 스튜디오에서 유튜브 채널 추미애TV를 통해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