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012년 한국 대규모 통신장애는 北 EMP 때문… 지구 궤도상에서 미국 노릴 수도"
  • ▲ 수도권 상공에서 핵폭발이 일어날 경우 EMP가 영향을 끼치는 범위. ⓒ일본언론 관련보도 화면캡쳐
    ▲ 수도권 상공에서 핵폭발이 일어날 경우 EMP가 영향을 끼치는 범위. ⓒ일본언론 관련보도 화면캡쳐
    미국 의회자문기구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이용한 초강력 EMP(Electro Magnetic Pulse, 전자기 펄스) 폭탄과 비핵 전술용 EMP 폭탄을 개발했다”는 주장을 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특히 핵무기를 활용한 초강력 EMP 폭탄은 평소에는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처럼 보이지만 유사시 미국을 공격하는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美의회자문기구 “북한, 이미 초강력 EMP 폭탄 개발 완료”

    미국 의회자문기구 ‘국가·국토안보와 관련한 EMP TF’ 사무총장 피터 빈센트 프라이 박사는 “서방진영은 북한의 기만술 등에 속아 북한 전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러시아·중국·한국 등의 신뢰할 만한 정보소식통들은 북한이 이미 초강력 EMP 폭탄과 대포 개발을 완료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주장했다.

    EMP는 짧은 주기로 퍼지는 전자기파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EMP는 핵폭발 시 발생하는 감마선이 대기 중의 산소·질소 분자와 충돌하면서 만들어내는 거대한 전자파를 가리킨다. 출력이 50kV/m 이상인 '전자기 펄스'에 맞으면 전자제품은 물론 전력망이나 통신망의 내부 회로까지 과부하가 걸려 모두 파괴된다. EMP 폭탄은 이런 '전자기 펄스'를 만들어내는 무기다. 핵무기를 쓰는 N-EMP와 핵무기를 쓰지 않는 NN-EMP로 나뉜다.

    프라이 박사는 과거 중앙정보국(CIA)에서 러시아 분석관과 EMP 무기 전문가로 활동했다. 그는 “북한은 이미 핵분열 방식 EMP 폭탄, 그 중에서도 소련 기술을 사용한 초강력 EMP 폭탄 역량을 확보했다”면서 “이 폭탄은 100kV/m 이상의 출력을 낼 수 있어 미군의 EMP 방호 기준을 초과한다”고 주장했다. 미군이 1986년 제정한 EMP 방호 기준 ‘MIL-STD461’은 50kV/m를 기준으로 한다.

    러 장성들 “미국이 북한 EMP탄 개발 막으려 대북 선제타격한다면 이해”

    프라이 박사는 2004년부터 북한의 EMP 폭탄 개발을 주시했다. 당시 미국 의회가 만든 EMP위원회(EMP 공격의 위협을 평가하기 위해 만든 조사위원회)에서 활동하던 프라이 박사는 2005년 3월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러시아 장성 2명이 증언한 내용을 소개했다.

    옛소련 시절 초강력 EMP 폭탄 개발에 깊숙이 관여했던 장성들은 “EMP 관련 기술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갔다”면서 “북한이 수년 내 EMP 무기를 완성할 가능성이 크며,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장성들은 “러시아가 공식적으로는 그럴 수 없겠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북한 핵시설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선제공격 필요성에 공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주한국일보도 2006년 9월 “상원 법사위 속기록에서 찾아냈다”며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프라이 박사는 부시정부 시절 북핵 관련 4자회담과 6자회담에 관여했던 마이클 던 미 공군 중장의 이야기도 보고서에 실었다. 당시 “북한이 핵폭탄보다 더 큰 무기를 개발 중”이라는 말을 들은 던 중장은 중국·러시아 당국자들에게 수소문한 결과 그것이 초강력 EMP 폭탄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즉시 백악관에 보고했다고 한다.

    “북한이 발사한 인공위성 2기, ‘부분궤도폭격체계(FOBS)와 궤도 유사”

    프라이 박사는 또 “북한은 또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비핵 EMP(NNEMP) 기술도 확보, 대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2019년부터 비핵 EMP 무기 개발을 본격화했다. 프라이 박사는 2010년 12월부터 2011년과 2012년 한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통신장애가 북한의 비핵 EMP 무기 때문이라며, 이 무기는 유사시 서울로 향하는 항공기를 막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프라이 박사는 “북한이 과거 발사한 인공위성 금성 3호(광명성 3호, 2012년 12월 발사)와 금성 4호(광명성 4호, 2016년 2월 발사)가 옛소련이 냉전 당시 개발한 ‘부분궤도폭격체계(FOBS)와 궤도가 상당히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FOBS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탑재부(Bus)를 크게 만들어 여러 개의 핵탄두를 탑재한 뒤 극지방 공전궤도에 올려놓고, 인공위성으로 위장하는 핵무기다. 유사시 적 상공에서 핵탄두를 떨어뜨리기만 하면 된다. 프라이 박사는 “북한이 FOBS에 초강력 EMP 폭탄을 탑재해 미국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방송은 “다만 미국의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 북한 EMP 폭탄의 실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면서 EMP 폭탄 개발이 의외로 어렵다는 주장과 핵무기 자체가 EMP 무기이므로 북한이 개발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맞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