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영기념관 개관식 참석… 두 달여 만에 공식 석상에 처음 모습 드러내취재진·유튜버 몰리며 취재경쟁… 국민의힘 입당, 대권 질문엔 즉답 피해
  •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진행된 우당(友堂) 이회영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강민석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진행된 우당(友堂) 이회영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강민석 기자
    야권 유력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긴 잠행을 깨고 향후 정치행보와 관련해 처음으로 공식 견해를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우당(友堂)이회영기념관 개관식에서 국민의힘 입당 시기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오늘 처음으로 제가 이렇게 나타났는데 가는 길을 보시면 다 아시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모습 드러낸 윤석열 "지켜봐 달라"

    대권 도전과 관련해서는 "국민 여러분들의 기대 내지는 염려, 이런 것을 다 경청하고 알고 있다"며 "지켜봐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회영기념관 개관식 참석 배경으로는 "어른들께 어릴 적부터 우당의 삶을 듣고 강렬한 인상을 많이 받아왔다"며 "다 아시다시피 항일무장투쟁을 펼친 우당 선생 6형제 중 살아서 귀국한 분은 다섯째 이시영 선생 한 분이다. 다들 이역에서 고문과 영양실조로 돌아가셨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이어 "우당과 그 가족의 삶은 엄혹한 망국의 상황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생생하게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 나라는 어떤 인물을 배출하는가와, 어떤 인물을 기억하는가에 의해 존재가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검정양복에 검정구두를 신은 윤 전 총장은 지난 4월2일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장에 모습을 드러낸 지 두 달여 만에 언론 앞에 섰다. 윤 전 총장의 절친으로 알려진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우당의 손자다.

    윤 전 총장은 '장모가 10원 한 장 피해준 것 없다는 견해는 그대로인가' '개관식 참석을 사실상 대권행보라고 봐도 되나' '국민의힘으로 대선 출마하는 것이 맞느냐'는 등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진행된 우당(友堂) 이회영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악수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진행된 우당(友堂) 이회영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악수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취재진·지지자 뒤엉키며 아수라장

    이날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상민·박성준 민주당 의원,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윤 전 총장은 오 시장과 이종찬 전 국정원장이 축사에서 개관식 참석에 따른 감사를 표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행사장에는 '열지대'라고 적힌 빨간우산을 쓴 윤 전 총장 지지자 10여 명이 참석해 그를 연호했다. 열지대 관계자는 "윤석열을 지지하는 모임 또는 윤석열을 지지하면 대통령 된다는 뜻"이라고 단체를 소개했다.

    윤 전 총장은 별도로 축사를 하지는 않았다. 기념관을 둘러보러 이동하는 와중에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취재진·경호원·유튜버·지지자·행사관계자 등이 뒤엉키자 윤 전 총장은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기념관을 둘러본 윤 전 총장은 취재진이 따라붙으며 '정계 진출한 것으로 봐도 되느냐' '국민의힘에 언제 입당하는가' '공식적인 대권 도전 의사를 언제 밝힐 것인가' 등의 질문에도 답하지 않은 채 대기 중이던 차량을 타고 기념관을 떠났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철우 교수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전당대회나 야권의 흐름을 주의 깊게 보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그야 (당연히) 주의 깊게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