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영기념관 개관식 참석… 두 달여 만에 공식 석상에 처음 모습 드러내취재진·유튜버 몰리며 취재경쟁… 국민의힘 입당, 대권 질문엔 즉답 피해
-
야권 유력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긴 잠행을 깨고 향후 정치행보와 관련해 처음으로 공식 견해를 밝혔다.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우당(友堂)이회영기념관 개관식에서 국민의힘 입당 시기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오늘 처음으로 제가 이렇게 나타났는데 가는 길을 보시면 다 아시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모습 드러낸 윤석열 "지켜봐 달라"대권 도전과 관련해서는 "국민 여러분들의 기대 내지는 염려, 이런 것을 다 경청하고 알고 있다"며 "지켜봐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이회영기념관 개관식 참석 배경으로는 "어른들께 어릴 적부터 우당의 삶을 듣고 강렬한 인상을 많이 받아왔다"며 "다 아시다시피 항일무장투쟁을 펼친 우당 선생 6형제 중 살아서 귀국한 분은 다섯째 이시영 선생 한 분이다. 다들 이역에서 고문과 영양실조로 돌아가셨다"고 설명했다.윤 전 총장은 이어 "우당과 그 가족의 삶은 엄혹한 망국의 상황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생생하게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 나라는 어떤 인물을 배출하는가와, 어떤 인물을 기억하는가에 의해 존재가 드러난다"고 덧붙였다.검정양복에 검정구두를 신은 윤 전 총장은 지난 4월2일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장에 모습을 드러낸 지 두 달여 만에 언론 앞에 섰다. 윤 전 총장의 절친으로 알려진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우당의 손자다.윤 전 총장은 '장모가 10원 한 장 피해준 것 없다는 견해는 그대로인가' '개관식 참석을 사실상 대권행보라고 봐도 되나' '국민의힘으로 대선 출마하는 것이 맞느냐'는 등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
취재진·지지자 뒤엉키며 아수라장이날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상민·박성준 민주당 의원,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윤 전 총장은 오 시장과 이종찬 전 국정원장이 축사에서 개관식 참석에 따른 감사를 표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행사장에는 '열지대'라고 적힌 빨간우산을 쓴 윤 전 총장 지지자 10여 명이 참석해 그를 연호했다. 열지대 관계자는 "윤석열을 지지하는 모임 또는 윤석열을 지지하면 대통령 된다는 뜻"이라고 단체를 소개했다.윤 전 총장은 별도로 축사를 하지는 않았다. 기념관을 둘러보러 이동하는 와중에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취재진·경호원·유튜버·지지자·행사관계자 등이 뒤엉키자 윤 전 총장은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기념관을 둘러본 윤 전 총장은 취재진이 따라붙으며 '정계 진출한 것으로 봐도 되느냐' '국민의힘에 언제 입당하는가' '공식적인 대권 도전 의사를 언제 밝힐 것인가' 등의 질문에도 답하지 않은 채 대기 중이던 차량을 타고 기념관을 떠났다.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철우 교수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전당대회나 야권의 흐름을 주의 깊게 보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그야 (당연히) 주의 깊게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