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병력 대면훈련은 어렵고… 시기, 방식, 수준에 대해서는 추후 신중하게 결정" 美 장병용 백신엔 "뜻 깊은 선물" 자찬하면서… 미국 의도하는 연합훈련은 축소 방침
  •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해 "코로나19로 대규모 군사훈련이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북미를 고려해 판단이 있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밝혔다고 정의당 이동영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정의당 여영국 대표가 "8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취소나 연기 의지를 실어서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개최를 북한에 제안해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자"고 제안한 데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과거처럼 많은 병력이 대면훈련을 하는 것은 여건상 어렵고, 연합훈련의 시기·방식·수준에 대해서는 추후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靑 "미국과 양해됐는지 모른다"

    '한미 연합훈련 관련 발언이 미국과 양해된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양해됐는지,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논의하셨는지 알고 있지 못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 "세계적 백신기업들의 협력까지 확보해 실천력을 갖게 됐고, 우리의 백신 확보 안전성도 크게 높아졌다"며 "미국이 55만 한국군에 백신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한미동맹을 중시한 뜻 깊은 선물"이라고 말했다.

    미국으로부터 우리 장병용 백신 지원에 합의한 것은 성과로 치켜세우면서, 정작 미국이 백신을 제공한 의도인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는 우한코로나(코로나19)를 이유로 축소할 방침을 밝힌 것이다. 미국이 준다는 백신은 아직 구체적 도입 시기와 종류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文 "회담 성과 살리도록 지혜 모아 달라"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은 내용 면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가 있었다"며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기대하며, 회담의 성과를 잘 살려 나갈 수 있도록 정치권이 지혜를 모아주시면 감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제1야당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은 "우리 기업이 백신을 생산하게 된 것은 의미 있지만, 백신가뭄을 해결할 백신 스와프 등 실질적 물량 확보가 아니라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국민들은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언제 무슨 백신을 맞을 수 있는지, 언제 마스크를 완전히 벗을 수 있는지 믿을 수 있는 계획표를 보여 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정성 있는 북한인권 개선 조치가 꼭 필요하다. 저희 당은 한결같이 대북전단금지법을 이제는 폐지해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한 김 대표권한대행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물을 반복적으로 추천해온 인사 라인을 이제는 교체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靑 선거 개입' 피해자 김기현 대표와 만남

    문 대통령과 김 대표권한대행의 직접적 대면은 2018년 2월 울산과학기술원 졸업식 이후 3년여 만이다. 당시 울산시장이었던 김 대표권한대행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의 하명수사에 의해 낙선한 '선거 개입 사건'의 피해자다. 당시 비위첩보 하달 혐의를 받는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기소된 15명은 현재 재판 중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메신저 RNA 백신이 갖는 의미가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단순한 그런 병입 수준의 생산 협의에 머물렀다는 게 우리가 좀 더 노력해서 기술이전까지 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가 만약 정부에서 검토 후 제출된다면 초당적으로 이것을 같이 공유함으로써 우리 한미가 같이 싱가포르‧판문점선언을 기초로 이 문제를 풀어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고 전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미국이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인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어떤 성과가 있는지 비공개 시간에 가능하시면 설명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