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성표 부조리극…6월 10~27일 대학로 연우소극장
  • ▲ 왼쪽부터 이해성(작가·연출), 오찬혁(누누 役), 이요셉(나나役), 손아진(조연출), 박현민(청소 役), 윤새얀(이소 役), 김재환(미소 役).ⓒ극단고래
    ▲ 왼쪽부터 이해성(작가·연출), 오찬혁(누누 役), 이요셉(나나役), 손아진(조연출), 박현민(청소 役), 윤새얀(이소 役), 김재환(미소 役).ⓒ극단고래
    극단고래의 17번째 정기작품 '굴뚝을 기다리며'가 6월 10일부터 27일까지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초연된다.

    연극 '굴뚝을 기다리며'는 20세기를 대표하는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오마주했다. 원작의 '고도를 기다린다'는 모티브만 차용해 지금의 굴뚝 위 노동자들 이야기를 담는다.

    공연 내내 실소와 폭소를 동시에 자아내는 언어 유희가 계속되며 기계로 대체되는 인간 노동의 문제, 고공에서 농성하는 사람들의 삶 등 한국사회가 처한 노동 현실을 독특한 방식으로 풍자한다.

    극작과 연출을 맡은 이해성은 블랙리스트 사태 당시 광화문 광장 캠핑촌에서 함께 했던 유성, 쌍차, 콜트콜텍, 파인텍 등 고공농성을 해본 해고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굴뚝을 기다리며'를 쓰기 시작했다.
  • ▲ '굴뚝을 기다리며' 포스터.ⓒ극단고래
    ▲ '굴뚝을 기다리며' 포스터.ⓒ극단고래
    이후 2018년 겨울 파인텍 해고노동자인 홍기탁·박준호의 고공농성에 응해 15일간 연대 단식을 하며 구체적으로 작품을 구상했다. 차광호의 경험들을 인터뷰하며 그의 일기를 빌려와 읽으면서 굴뚝이라는 시공간을 체감하고 반영했다.

    이해성 작·연출은 "작품은 지금 이 순간 여기, 우리의 실존을 묻고 있다. 결코 유보될 수 없는 우리 삶의 현재적 가치와 그 현재의 순간을 힘겹게 통과하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를 함께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 현실에 대한 고발만이 아니다. K-방역, K-팝, 오스카상 수상 등 한국 사회를 치장하는 화려한 문구 뒤에 숨겨진, 삶과 죽음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줄타기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고공농성자들에게 투영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