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복귀 후 단위부대 별로 2주간 격리…배식 실패 시 참치캔 등 ‘특식’ 적극 제공
  • ▲ 일반적인 부대의 생활관(내무반) 모습. 2013년 7월 촬영한 사진이다. ⓒ전경웅 기자.
    ▲ 일반적인 부대의 생활관(내무반) 모습. 2013년 7월 촬영한 사진이다. ⓒ전경웅 기자.
    국방부가 10일부터 전군을 대상으로 ‘단체휴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휴가 복귀 후 방역을 위해 격리한 장병들에게는 급식을 충분하게 제공하는 것은 물론 PX(영내 매점) 구매대행도 해주기로 했다. 지난 4월 각 군의 휴가복귀자와 훈련소 신병들이 폭로한 격리시설과 급식 문제점을 개선한다며 국방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분대~중대까지 같은 기간 ‘단체휴가’…복귀 후 휴가 다녀온 인원들 단체 격리

    국방부가 말하는 ‘단체휴가’란 같은 생활관(내무반) 또는 같은 막사를 사용하는 부대원 전원이 같은 기간 휴가를 다녀와 다 같이 격리하는 방식이다. 단체휴가를 시행하면 부대에 별도 시설을 만들지 않고도 생활관 또는 기존 막사에서 2주 동안 격리가 가능하다. 국방부는 “단위 부대별로 휴가 복귀한 뒤 생활관 단위로 격리하면 기존의 생활여건이 유지되고 편의시설 또한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생활관 또는 막사 단위로 휴가를 보내기 어려운 부대는 난방, 급수, 화장실 등 기초적 편의시설을 갖춘 격리시설을 선정해 활용하기로 했다. 영내에 격리시설을 확보하기 어려운 부대는 여단 또는 사단급 상급부대에서 격리시설을 설치해 통합운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육군의 격오지 독립부대나 해군 전진기지처럼 소규모 부대도 상급부대에서 격리시설을 통합·운용하거나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 장병들은 격리 기간 동안 2번의 PCR 검사도 받게 된다.

    “전투준비태세 및 방역 지장 없게 휴가 병력 최대 35%로 제한”

    국방부는 다만 전투준비태세와 방역역량 범위를 고려해 병력 대비 휴가허용 비율을 현재의 20%로 하되 중대급 휴가가 가능한 부대에서는 최대 35%의 병력까지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중대 단위 휴가가 시행되는데 대비태세에는 문제가 없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군사대비태세 유지를 최우선 순위로 삼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지장을 받지 않는 선에서 휴가를 허용할 것”이라며 이 같은 휴가허용 비율을 설명했다. “사실 생활관 단위로 단체휴가를 시행하는 게 불가능한 부대들도 많다”고 지적한 부승찬 대변인은 “그래서 각급 부대 여건을 고려해 단체휴가를 시행하도록 지침을 하달했다”고 설명했다.

    휴가 복귀 후 격리병사 포함 장병 급식도 개선…PX 구매대행도

    휴가 복귀 후 격리된 병사들에 대한 처우와 전 장병 급식도 10일부터 개선한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국방부는 “병사들이 좋아하는 돼지고기·닭고기·오리고기 등의 배식을 10% 늘리고, 만약 배식이 부족해지면 참치캔, 곰탕, 짜장·카레 소스 등 비상 부식과 컵라면을 적극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병사들에게 배달음식도 월 1회 허용하기로 했다.

    휴가 복귀 후 격리된 장병들을 위해서는 ‘PX 구매대행’도 시행하기로 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PX 이용 도우미’라는 이 제도는 휴가 복귀를 한 장병이 소지한 휴대전화로 카카오톡 등을 통해 PX에서 물품을 구매하면, 다른 장병이 이를 대신 사다가 전해준다는 것이다.

    국방부의 이번 조치는 지난 7일 서욱 국방장관이 소집한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 이후 나온 대책들이다. 당시 서욱 장관은 “장병들이 기본권과 인권을 보장받은 가운데 임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생활여견 전반을 조속히 개선하겠다”고 약속하며, 지휘관들에게 “현장에서 장병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