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4년간 대학- 4년간 세계일주 어떤게 더 도움될까"… 국민의힘 "허경영 초월하려나"
  • ▲ 이재명 경기도지시가 4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경기도-경기도교육청-중부지방고용노동청 간 고졸 취업지원 기반마련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 이재명 경기도지시가 4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경기도-경기도교육청-중부지방고용노동청 간 고졸 취업지원 기반마련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학에 가지 않는 청년들에게 세계여행비 1000만원을 지원하자고 말한 것을 두고 야권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 지사의 제안이 '선정적 낚시'이자 '비전도 책임도 없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지난 4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청에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이헌수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자리에서 대학을 가지 않는 청년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이재명 "대학-세계일주 보상 다르지 않으면 우회로 택하지 않을 것"

    이 지사는 "4년 간 대학을 다닌 것과 4년 간 세계일주를 다닌 것 중 어떤 게 더 인생과 역량 개발에 도움이 될까"라며 "4년 동안 기술을 쌓고 노력한 결과가 4년 동안 대학 다닌 사람의 보상과 별반 다를 것이 없거나 나을 수 있다는 믿음만 있다면 우회로를 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각자 원하는 바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며 "대학에 안 가는 대신 세계여행비 1000만원을 지원해주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야당에서는 이 지사 발언에 대해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박기녕 부대변인은 5일 논평을 통해 "유력 정치인이라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 지사가 내놓는 제안이라는 건 온통 세금 쓰는 얘기, 빚 늘어나는 얘기뿐"이라고 맹비난했다.

    박기녕 "허경영 벤치마킹하나"

    그는 "허경영씨를 존경한다더니 정책마저도 허 씨를 벤치마킹하려는 것인가, 혹여 국가 예산을 자신의 쌈짓돈처럼 여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이 지사는 뜬구름 잡는 소리로 청년을 현혹하지 말라"고 비꼬았다. 박 부대변인은 "(이 지사는) 세금 쓸 궁리뿐"이라며 "청년 일자리 문제와 고졸 차별 대우에 대한 대책이라는 게 고작 세금으로 세계여행비를 내주자는 것인가"이라고 일갈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학력으로 임금 차별을 하지 말자는 화두에는 적극 찬성한다"면서도 "'4년간 일한 사람과 4년간 대학 다닌 사람 보상이 같아야' 한다는 이재명 지사의 구호 비슷한 발언은 심각한 자기모순이거나 시대를 읽지 못하는 식견을 내비치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적었다.

    윤희숙 "대졸-고졸 보수 차이는 인적 투자 위한 것"

    윤 의원은 ""같은 직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근로자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해 4년 경력을 쌓아야 대학졸업생과 보수가 같아진다면 그게 바로 차별"이라며 "학력차별 철폐를 외치면서 이런 예를 드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이 지사의 발언에 반박했다. 또 "대졸자와 고졸자 간의 보수 차이가 과하면 분배와 통합을 해치지만 인적 투자를 권장하고 열정을 품게 하기 위해서는 적어서도 안 된다"며 "그래서 대학교육의 질과 접근성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는 지난 40여년간 선진국의 경제성장과 분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지사의 말대로라면 대학원 석사의 보수는 대졸자와 단 2년 경력만큼만, 박사는 5년 경력만큼만 차이 나야 하나"라고 되물으며 "대학 안 가는 사람에게 세계여행용 1000만원처럼 선정적인 낚시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여행에서 배울 게 많다는 것에 깊이 공감하지만 대학생이든 아니든 세계여행 제안을 받아 선정해 지원하면 어떨까"라며 "정부 돈보다 장학재단이나 민간재단들과의 파트너십이 더 좋겠다"라고 제언했다.

    이준석 "사탕발림 공약도 기본 1000만원대"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제 사탕발림 공약들도 단위가 기본이 1000만원대네"라며 "어느 순간에 허경영 씨를 초월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이 최고의원은 "대학 안 간 분들은 이 이야기 들으면서 모멸감을 느끼는 분도 있을 것이고 개탄할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