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방송서 '윤석열 검증론'으로 견제구…"검찰의 정의만 갖고 나라 운영할 수 없어"
  • ▲ 원희룡 제주도지사.ⓒ이종현 기자
    ▲ 원희룡 제주도지사.ⓒ이종현 기자
    내년 3·9대선에 출마 의지를 밝힌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야권의 대선후보 지지율 1위에 오르내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원 지사는 윤 전 총장의 '자기검증'과 대선 행보에 관한 명확한 태도를 요구했다.

    원 지사는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을 향해 "(대권에 도전한다면) 전직 대통령 두 명이 구속되고 지금 대통령에 발탁됐다 갈라선 입장에 대해 명백히 대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이 (이 문제의) 당사자이고, 스스로 선택했던 부분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안팎에서 '윤석열 검증론'이 제기된 것은 김용판 의원이 지난달 28일 윤 전 총장을 향해 '적폐수사 고해성사'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다. 김 의원은 당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 무죄 판결이 난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언급했다.

    "한때 저에게 국기문란범이라는 누명을 씌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고 짚은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정치지도자가 되겠다고 결심했다면 사과할 일에 대해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과물탄개'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억울한 면도 있을 수 있다"며 윤 전 총장의 '적폐수사'가 무리했다는 취지로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당내 목소리와 관련해 원 지사는 이날 윤 전 총장의 '자기검증'이 필요하다며 동조했다. 원 지사는 "대통령후보로 나선다는 것은 온 국민한테 투명하게 드러내고 검증받을 뿐만 아니라 그 입장들에 대해 명백히 설명할 의무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또 "윤 전 총장은 앞으로 자기증명해야 할 과제가 있다"며 "국정이란 것이 아주 복잡하고 OECD 10위권의 나라를 운영해 나간다는 것이 단순히 검찰의 정의만 갖고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원 지사는 윤 전 총장이 자신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서도 조속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이 세력을 본인이 만들든지 함께 할 건지에 대해 국민들 앞에 제시하고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언제까지 신비주의로 끌고 갈 순 없다"고 강조한 원 지사는 "검증과 경쟁을 통해 평가받고 권한이 주어지는 것이지, 영웅적인 이미지와 신비주의는 일시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원 지사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의식한 듯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고,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손을 잡아야 할 파트너이기도 하다"며 '선의의 경쟁'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을 제칠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자신 있다"고 답했다. 

    원 지사는 자신의 저조한 지지율 흐름이 "야구로 친다면 아직 개막전도 시작 안 한" 시점이라며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변화와 이에 대한 리더십을 강력하게 부각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 지사는 오는 7월 도지사 사퇴설이 도는 것과 관련해서는 "오보"라고 선을 그었다.

    "야당후보로 뽑히게 되면 그때는 사퇴해야 하지만, 그 전에는 도정에 책임도 있다"고 피력한 원 지사는  "사퇴 여부나 시기에 대해서는 얘기한 바 없고 당연히 내부적으로도 결론을 내린 바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