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검찰총장, 김오수 유력… '이미지 타락' 이성윤, 도로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검찰총장후보군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사법연수원 23기)을 제외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으로 유력하다고 봤으나, 최근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등으로 여론이 좋지 않자 다른 인물로 선회한 것으로 본다. 

후보추천위는 29일 차기 검찰총장후보군에 △김오수 전 법무부차관(사법연수원 20기) △구본선 광주고검 검사장(23기) △배성범 법무연수원장(23기) △조남관 대검 차장(24기) 등 4명을 뽑아 박범계 법무부장관에게 추천했다. 

박 장관은 이들 중 1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이후 대통령 지명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면 차기 검찰총장이 임명된다.

당초 유력 후보로 꼽혔던 이 지검장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피의자 신분인 데다, 최근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해 후보추천위원들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날 후보추천위 회의에 앞서 당연직 위원인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이 지검장을 두고 "자기 조직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정치편향성이 높은 분도 마찬가지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회의 시작 전부터 이 지검장이 명단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 전 차관은 전남 영광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법무연수원장 등을 지냈다. 문재인정부에서 법무부차관으로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장관을 내리 보좌했다. 

2019년 9월, 대검 고위간부에게 조 전 장관을 대상으로 한 수사를 윤석열 전 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도록 '독립 수사팀'을 꾸려 진행하자고 제안해 내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친정부 인사로 분류됐다. 같은 이유로 법조계에서는 김 전 차관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가장 유망하다고 본다.

구 고검장은 인천 출신이다. 대검 검찰연구관·대변인·형사부장을 거쳤다. 추 전 장관이 행한 2020년 1월 인사에서 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대검 차장검사를 지내다 광주고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배 연수원장은 경남 마산 출신이다. 부산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장 등을 거쳐 박근혜정부 시절 국무총리 소속 부패척결추진단에 부단장으로 파견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윤 전 총장의 뒤를 이어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윤 전 총장과 함께 '조 전 장관 가족비리' '청와대 울산시장선거 개입 사건'을 수사했다. 이후 추 전 장관이 인사를 단행하면서 고검장으로 승진했지만, 법무연수원장으로 발령나면서 수사권을 상실하게 됐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는 '좌천성 승진'이라는 평이 나왔다.

조 대검차장검사는 현재 검찰총장직무대행이다. 전북 남원 출신으로 부산지검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때 대통령 사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을 맡은 바 있다. 

문재인정부 들어서는 국가정보원 감찰실장, 서울동부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냈다. 이후 추 전 장관이 고검장으로 승진시키면서 대검 차장검사에 올랐다.

문재인정부 들어 빠르게 승진했지만, 지난해 '추-윤 사태' 때 "윤석열 징계 청구를 철회해달라"는 내용의 글을 공개적으로 올리는 등 반기를 들었다. 이 때문에 차기 검찰총장이 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

법조계에서는 법무부가 이 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밀다가 그를 향한 여론이 최근 들어 급격하게 나빠지자 방향을 수정한 것으로 본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성윤은 이미지가 너무 나빠져 검찰총장으로 올리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이 섰을 것"이라며 "차라리 이성윤은 지금 위치(서울중앙지검)에서 중요 수사를 뭉개는 포지션으로 계속 두고, 말 잘 듣는 다른 인물을 세우자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듯하다"고 말했다. 

"지금 뽑힌 4명 중에는 김오수 전 차관이 제일 유력해 보인다"고 전망한 이 변호사는 "이성윤 만큼의 액션은 없었지만, 김 전 차관도 확실한 친정부 인사다. 앞으로 김오수-이성윤 두 사람이 손발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친정부 인사인 김 전 차관을 총장으로 세우고, 이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에 유임시켜 정부를 향한 검찰의 수사를 막으려 한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변호사 역시 "구본선은 정부에 대한 충성심이 검증되지 않았고, 배성범은 윤 전 총장 사람"이라며 "기껏 키워 놓은 조남관은 추미애에게 반기를 들었기 때문에 마땅한 인물은 김오수 전 차관이 유일해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