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與 지지에서 돌아선 2030… "與·野, 이들이 요구하는 '공정' 가치 외면 못할 것"
  • ▲ 4·7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오세훈(좌) 서울시장과 박형준(우) 부산시장. ⓒ이종현 기자
    ▲ 4·7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오세훈(좌) 서울시장과 박형준(우) 부산시장. ⓒ이종현 기자
    20~30대 젊은층 과반수가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 정부·여당 심판에 힘을 보탠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들의 역할에 주목된다.

    문재인정권 탄생의 주역이자 불과 1년여 전 치러진 4·15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 이들이 이번에는 야권을 지지한 것이다.

    다른 연령층과 비교하면 이러한 변화는 이례적인 것으로, 2030세대가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캐스팅보트(승패를 결정하는 세력)'를 쥐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년 만에 野에 힘 보탠 '2030'

    지난 7일 오후 발표된 SBS·KBS·MBC 지상파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는 이번 선거에서 박영선(34.1%) 민주당 후보보다 오세훈(55.3%) 국민의힘 후보(현 서울시장)를 선택했다. 두 후보 간 20대 득표율 차이는 무려 21.2%p였다. 30대의 경우 오세훈 56.5%, 박영선 38.7%로 17.8%p차였다. 

    부산에서도 2030 표심은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를 택한 20대는 51.0%, 30대는 50.7%였다. 김영춘 민주당 후보를 택한 20대는 40.8%, 30대는 44.4%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연령별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는 만큼, 방송3사 출구조사를 통해 2030의 표심을 엿볼 수 있다.

    정치권은 이번 연령별 투표 결과를 눈여겨본다. 문재인정부와 민주당 지지층이던 2030이 이번 선거에서는 야권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특히 2030 세대의 표심은 불과 1년여 만에 급변했다. 지난해 4·15총선 당시 20대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32.0%)보다 민주당(56.4%)을 택했다. 30대 역시 61.1%가 민주당을 지지한 반면 29.7%만이 미래통합당을 택했다. 1년도 되지 않아 이들의 야권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이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국면 때 촛불집회에 참여하며 문재인정권을 탄생시킨 주역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문 대통령을 택한 20대는 47.6%, 30대는 56.9%였다.     

    이랬던 2030세대조차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 실정 등 '정부 심판론'에 힘을 보탰다는 평이다. "2030 세대가 문재인정부 지지세력에서 스윙보터(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2030, 정권교체 '캐스팅보터' 되나 

    관건은 내년 대통령선거 때 이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는가다. 40~50대는 여당을, 60~70대는 야당을 지지하는 등 각각 지지세가 뚜렷하다. 그러나 2030 표심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오가면서 내년 대선에서도 '캐스팅보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상헌 공간과미디어연구소장은 "이번 2030 표심을 통해 '빠정치'(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무조건 지지하는 것)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한국정치 발전을 위해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이번 선거에서 2030세대가 '스윙보터'이자 '캐스팅보터' 역할을 했다며 "산업화세대인 6070과 민주화세대인 4050대와는 달리, 이러한 도그마에 빠져 있지 않은 새로운 세대가 출현했다"고 평가했다. 박 소장은 이어 "내년 대선에서 2030이 요구하는 '공정'이라는 가치를 여야 모두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