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與 지지에서 돌아선 2030… "與·野, 이들이 요구하는 '공정' 가치 외면 못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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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젊은층 과반수가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 정부·여당 심판에 힘을 보탠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들의 역할에 주목된다.문재인정권 탄생의 주역이자 불과 1년여 전 치러진 4·15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 이들이 이번에는 야권을 지지한 것이다.다른 연령층과 비교하면 이러한 변화는 이례적인 것으로, 2030세대가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캐스팅보트(승패를 결정하는 세력)'를 쥐었다는 분석이 나온다.1년 만에 野에 힘 보탠 '2030'지난 7일 오후 발표된 SBS·KBS·MBC 지상파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는 이번 선거에서 박영선(34.1%) 민주당 후보보다 오세훈(55.3%) 국민의힘 후보(현 서울시장)를 선택했다. 두 후보 간 20대 득표율 차이는 무려 21.2%p였다. 30대의 경우 오세훈 56.5%, 박영선 38.7%로 17.8%p차였다.부산에서도 2030 표심은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를 택한 20대는 51.0%, 30대는 50.7%였다. 김영춘 민주당 후보를 택한 20대는 40.8%, 30대는 44.4%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연령별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는 만큼, 방송3사 출구조사를 통해 2030의 표심을 엿볼 수 있다.정치권은 이번 연령별 투표 결과를 눈여겨본다. 문재인정부와 민주당 지지층이던 2030이 이번 선거에서는 야권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특히 2030 세대의 표심은 불과 1년여 만에 급변했다. 지난해 4·15총선 당시 20대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32.0%)보다 민주당(56.4%)을 택했다. 30대 역시 61.1%가 민주당을 지지한 반면 29.7%만이 미래통합당을 택했다. 1년도 되지 않아 이들의 야권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이다.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국면 때 촛불집회에 참여하며 문재인정권을 탄생시킨 주역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문 대통령을 택한 20대는 47.6%, 30대는 56.9%였다.이랬던 2030세대조차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 실정 등 '정부 심판론'에 힘을 보탰다는 평이다. "2030 세대가 문재인정부 지지세력에서 스윙보터(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2030, 정권교체 '캐스팅보터' 되나관건은 내년 대통령선거 때 이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는가다. 40~50대는 여당을, 60~70대는 야당을 지지하는 등 각각 지지세가 뚜렷하다. 그러나 2030 표심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오가면서 내년 대선에서도 '캐스팅보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박상헌 공간과미디어연구소장은 "이번 2030 표심을 통해 '빠정치'(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무조건 지지하는 것)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한국정치 발전을 위해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말했다.박 소장은 이번 선거에서 2030세대가 '스윙보터'이자 '캐스팅보터' 역할을 했다며 "산업화세대인 6070과 민주화세대인 4050대와는 달리, 이러한 도그마에 빠져 있지 않은 새로운 세대가 출현했다"고 평가했다. 박 소장은 이어 "내년 대선에서 2030이 요구하는 '공정'이라는 가치를 여야 모두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