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죽음이 우리의 염원" 디씨인사이드 게시판에 6일 저녁 게시… 경찰, 작성자 추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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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후보를 암살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는 인터넷 게시글. ⓒ디씨인사이드 캡처
    인터넷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 한 게시판에 "4월7일 오세훈을 암살하겠다"는 협박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서울시장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6일 저녁 8시쯤 게시됐다. 작성자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된다.

    이 글은 '선언문'이라는 제목을 달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후보 암살을 노골적으로 협박했다. 글은 "암살 실패 시 대비책도 마련했다" "우리를 방해하는 자도 죽을 것"이라는 등 단순한 장난으로 보기 어려운 표현을 구사하며 협박을 이어 나갔다.

    "오세훈, 서울시장직 직무유기했다… 문재인 대통령 모욕도"

    글은 먼저 오 후보가 과거 서울시장에 재직하던 당시의 행적을 끄집어냈다. 글은 "오세훈은 수상택시 적자, 세빛섬 적자, 2011년 폭우 사태 대처 미흡, 무상급식 반대를 하며 한 도시를 대표하는 서울시장 직을 직무유기하였으며"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비하 발언, 문재인 대통령님을 '중증 치매 환자'라고 거짓 선동하며 명예훼손하였다"고 질책했다.

    글은 이어 "이렇게 정상인 같지 않은 행동을 한 오세훈은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지 않고 뻔뻔하게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다시 출마하였다"며 "따라서 오세훈의 죽음이 우리와 서울시민 모두의 염원"이라고 암살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검은 단도 사진도 첨부하며 "방해하는 자도 죽일 것"

    글은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나이프를 구매했으며 암살을 실패할 시의 대비책까지 준비를 마쳤다"며 "4월7일 우리를 방해하는 자는 누구든 죽을 것이며, 오세훈 또한 죽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글에는 날 선 검은 단도 사진도 포함돼 섬뜩한 분위기를 더했다.

    이 글을 두고 법조인들은 모욕죄·명예훼손죄·공직선거법상허위사실공표죄·살인예비음모죄 등 각종 범죄의 소지가 짙다고 지적한다. 

    '경제를생각하는변호사모임' 공동대표인 홍세욱 법무법인 에이치스 대표변호사는 7일 통화에서 "'정상인 같지 않은'이라는 표현은 모욕에 해당할 수 있다. 암살하겠다는 표현은 협박죄가 될 수 있고, 실제 칼을 준비해 암살을 준비했다면 살인예비음모죄도 가능하다. 오세훈 후보가 직무유기했다는 부분은 명예훼손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법조계 "모욕죄·명예훼손죄·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살인예비음모죄"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을 지낸 검사 출신 김종민 변호사 역시 글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통화에서 "해당 글은 공공장소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협박전화와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협박죄에 해당해 경찰에 수사의뢰하고 처벌 가능할 듯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강민구 법무법인 진솔 변호사는 "명백한 협박죄에 해당한다"며 "칼을 준비했고 '우리는'이라는 표현까지 쓴 것을 보면 농담이라 볼 수 없다. 살인예비음모죄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본지 보도가 나간 뒤, 7일 오후 경찰은 해당 글 작성자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난해 술에 취해 "문재인 대통령을 암살할 계획을 세웠다"고 상습적으로 허위신고한 50대 남성이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남성은 112신고센터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이 같은 협박을 해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5월 2심 법원은 이 남성에게 징역 1년과 벌금 10만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