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선거 TV토론 오세훈 질문에… 박영선 "천안함은 北이 한 것" 다르게 대답'대북 쌀 지원 결의안'에도 찬성… "서울시장선거 급하니 말 바꿔" 野, 의혹 제기
  •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이종현 기자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이종현 기자
    최근 천안함 폭침을 "북한이 한 것"이라고 말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후보가 당시 '북한의 천안함 공격'을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표현한 대북결의안 수정안에 찬성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야당에서는 서울시장선거를 앞두고 박 후보가 표를 호소하기 위해 말 바꾸기에 나섰다며 천안함 유족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北 도발 강력규탄' 대북결의안 제안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북한 천안함 폭침(2010년 3월26일)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 소속 원유철 국회 국방위원장은 북한 도발 3개월 뒤인 2010년 6월23일 '북한의 천안함에 대한 군사도발 규탄 및 대응조치 촉구 결의안'을 제안했다.

    결의안은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이를 명백한 침략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의 진심 어린 사죄와 책임자 처벌, 배상,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하며 △북한의 모든 도발에 정부가 단호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 ▲ 민주당이 제출한 북한의 천안함에 대한 군사도발 규탄 및 대응조치 촉구 결의안에 대한 수정안.ⓒ국회의안정보시스템
    ▲ 민주당이 제출한 북한의 천안함에 대한 군사도발 규탄 및 대응조치 촉구 결의안에 대한 수정안.ⓒ국회의안정보시스템
    민주당, '침략행위' '北 사죄' 등 문구 삭제 주장

    그러나 당시 야당인 민주당은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문이 드는 상황에서 균형 잡힌 결의안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며 대북결의안 수정안을 제출했다. 수정안에는 북한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는 문구들이 변경되거나 삭제됐다.

    먼저 ▲'북한의 천안함 공격으로 희생된 순국 용사들'이라는 원안의 문구를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희생된 순국 용사들'이라고 수정했고 ▲'미국·영국·호주·스웨덴 등이 참여한 민군 합동조사단의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밝혀진 바와 같이 천안함 침몰 원인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외부 수중폭발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주문을 '진상규명 노력을 했으나 합리적 수준의 의혹조차 해소하기에는 매우 미흡한 수준'이라고 변경했다.

    특히 ▲'천안함에 대한 북한의 어뢰공격은 남북합의와 국제법을 위반한 명백한 침략행위이며, 대한민국에 대한 중대한 군사도발 행위로서 결코 용인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규정한 원안 문구를 삭제했다.

    이밖에도 수정안에는 ▲대한민국 국회는 북한의 군사도발행위를 규탄하며 정부의 단호한 대응 조치 촉구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북한의 진심 어린 사죄와 책임자 처벌 및 재발 방지 약속 ▲천안함 사건이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국제문제인 만큼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응한 정부의 긴밀한 국제공조 추진 촉구 등의 문구도 전부 삭제됐다.

    대북결의안은 여야 공방 속에 재석 237인 중 찬성 163인, 반대 70인, 기권 4인으로 원안 가결됐다. 문제는 박 후보가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천안함 침몰사건'이라고 표현한 대북결의안 수정안의 '찬성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강력한 대북 규탄을 주장한 원안에는 표결하지 않았다.

    박 후보는 당시 야당 국회의원 신분으로 천안함 폭침과 관련한 의혹 제기에 앞장섰다. 그러나 지난 29일 열린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첫 서울시장선거 TV토론에서 천안함 폭침 사건의 발생 원인을 묻는 오 후보의 질문에 "북한이 한 것"이라고 다르게 대답했다.

    박영선, 폭침 6개월 만에 '北 쌀 지원 결의안'도 찬성

    박 후보는 또 '대북 쌀 지원이 남북 긴장완화 및 남북 화해 무드 조성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천안함 폭침 6개월 만인 2010년 9월7일 박지원 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쌀 대북지원 촉구 결의안'에 찬성의원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야당은 박 후보가 최근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과거와 다른 주장을 펼치는 것을 두고 서울시장선거가 급해 말 바꾸기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행적에 따른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통화에서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며 사회적 논란을 키웠던 박 후보가 선거가 급하니 자신의 주장을 바꾼 것 아니냐"며 "박 후보는 최근 서해수호의날에 유족들에게 사과하지도 않았다. 진정으로 자신의 과거 태도를 뉘우친다면 처절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 ▲ 쌀 대북 지원 촉구 결의안.ⓒ국회의안정보시스템
    ▲ 쌀 대북 지원 촉구 결의안.ⓒ국회의안정보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