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공무원 총살' 생생한데… "서해 도발로 생명 잃은 장병, 한 명도 없었다" 주장'서해수호의날' 유승민 전 국방위원장 참석 막아… 유승민 "군이 정부 눈치" 유감
  •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천자봉함·노적봉함에서 열린 제6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천자봉함·노적봉함에서 열린 제6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제6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서해 수호의 역사는 우리 모두의 긍지이고 자부심이며, 우리는 서해 수호의 정신 속에서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천안함 폭침을 저지른 북한을 규탄하지 않았다. 

    서해수호의날은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로 희생된 서해 수호 55용사를 추모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 "우리는 오늘 서해 수호 영웅들을 기리며 내 나라, 내 조국을 더욱 사랑하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천안함의 부활을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염원하고 성원해 오신 유가족과 최원일 전 함장을 비롯한 천안함 생존장병들께 위로와 함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불의의 피격에도 당당히 이겨낸 연평도 포격전 영웅들께도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고 언급했다.

    "북한 미사일, 국민 우려 잘 알아"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어제 있었던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크신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지금은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다. 대화의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난 4년, 서해에서 무력충돌이나 군사적 도발로 다치거나 생명을 잃은 장병이 단 한 명도 없었다"면서 "대결의 바다에서 평화의 바다로 바뀐 서해에서 우리 어민들은 더 넓어진 어장, 더 길어진 조업시간과 안전을 보장받으며 생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해 서해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의 총격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공무원 피격 사건' 침묵하며 "서해는 평화의 바다"

    이날 행사에는 문 대통령 부부와 전사자 유족 80여 명,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대표직무대행,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정치권 및 정부 주요 인사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차기 유력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소속 유승민 전 의원은 국방부로부터 '정치적 중립의 이유로 참석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유 전 의원은 네 번의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2012~14년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냈으며, 8년을 국방위 소속 위원으로 일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제2연평해전 전사자, 천안함 장병 추모를 위해 그동안 국방위원 8년을 하면서 관련 행사에 꾸준히 참석했는데 올해는 거부당했다"며 "대통령이 주관하는 행사에 못 간 것이라면 이해해도, 평택 2함대에서 야당 정치인을 막은 것은 군이 정부 눈치를 본 것 아니냐"고 아쉬워했다.
  • ▲ 국민의힘 소속 유승민 전 의원. ⓒ이종현 기자
    ▲ 국민의힘 소속 유승민 전 의원. ⓒ이종현 기자
    유 전 의원은 이어 천안함 폭침 희생자인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가 2011년 1억여 원의 성금을 기탁해 K-6 함정용 기관총 18정을 해군에 헌납한 사례를 언급하며 "없는 돈 모아가면서 기탁하셨는데 문재인정부는 어떻게 대하셨나"라고 물었다.

    윤 여사는 지난해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 분향하는 문 대통령에게 다가가 "이게 북한 소행인가,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정부의 입장은 같다"고만 대답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해에 이어 오늘도 2년 연속 문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며 "오늘은 슬픈 날인데, 유족의 아픔을 보듬어주지 못하는 이 정부의 인식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 참석하는 대신 천안함·연평해전 전사자들이 묻힌 대전 현충원을 방문해 추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