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모두 수용" vs 오세훈 "무선 여론 100%"… 후보등록 마지막날, 전격 선회단일화 실무협상 재개… 조사 방식 등 구체적 내용은 다시 논의 주제로 올라
  • ▲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마치고 나온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 ⓒ권창회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마치고 나온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 ⓒ권창회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후보가 19일 국민의힘이 제안한 조사 방식 등 단일화 방안을 모두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시각,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도 "국민의당 요구 '무선 100%'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후보등록 마감일(19일)까지도 단일화 협상이 불발된 데다, 이날 오전 "김종인·오세훈 요구안을 수용한다"는 안 후보의 견해 발표 뒤에도 안·오 후보 측 사이에 공방이 벌어졌다. 이에 따른 국민적 비판이 거세지자 두 후보가 서로 힘 겨루기를 하는 듯 '통 큰 양보'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원하는 대로 다 수용한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3시30분 국회 본청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세훈 후보 두 분이 요구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원하는 대로 모두 수용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경쟁력과 적합도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안 ▲조사 방법은 응답자에게 적합도·경쟁력 중 한 항목씩만 물어보는 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추가 요구한 유선전화 10% 포함하는 안 등 지금까지 협상 과정에서 나온 국민의힘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수요일 밤 양측 협상단이 모인 공개석상에서 국민의힘 협상단이 '경쟁력 조사에 유선 10% 포함'을 요구하는 국민의힘 입장을 공개 설명한 바 있다"고 밝힌 안 후보는 "그것이 김종인·오세훈 두 분이 합의한 당론으로 이해하고 (오늘 오전 기자회견에서) 그 내용을 수용하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경쟁력+적합도, 유선 10%' 이뤄지나… "마음 비웠다"는 安   

    이는 이날 오전 안 후보의 기자회견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의 설명 등을 두고 국민의힘 측이 문제를 제기하자 안 후보가 다시 마련한 것이다. 

    안 후보는 오전 기자회견에서 "김종인-오세훈의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했고, 이 총장은 기자들에게 ▲유선전화 반영 비율은 향후 협상에서 논의해야 하고 ▲여론조사 문구는 '경쟁력'만 요청받은 점 등을 설명했다. 

    국민의힘 측은 곧바로 "'경쟁력+적합도 조사, 유선 10% 반영'이 김종인·오세훈 안"이라며 안 후보가 확실하게 다시 설명해야 한다고 맞섰다.
  • ▲ 오세훈(사진) 국민의힘 후보가 19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 오세훈(사진) 국민의힘 후보가 19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요구한 '무선 100%'를 수용하겠다"고 했다. ⓒ이종현 기자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자 오후 기자 간담회를 연 안 후보는 "마음을 비웠다"면서 "오직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 여러분, 서울시민만 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단일화를 조속히 성사시켜 더이상 국민들을 실망시켜 드리지 않는 것"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다 수용한다고 했으니 (국민의힘이) 취소한 실무협상단을 다시 즉시 가동시키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오세훈 "'무선 100%' 수용하겠다" 

    안 후보의 오후 기자 간담회가 끝날 무렵, 오 후보 측에서도 "안 후보가 제안한 무선 100% 조사 방식을 받아들이겠다"는 성명을 냈다. 불과 2시간여 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안 후보가 '모든 것을 수용하겠다'고 말했지만 이태규 총장 설명을  들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며 의견 정리를 요구한 오 후보였다. 

    오 후보는 오후 성명을 통해서는 "안 후보의 제안을 받아 어제 제가 수정제시해서 안 후보가 수용했던 것은  1개 여론조사기관은 적합도 조사를, 다른 여론조사기관은 경쟁력조사를 하는 안"이라면서 "이 안에 대해 유·무선 혼합조사가 걸림돌이었는데 유선을 제외하고 무선으로 조사하는 것을 전격 수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이 결정으로 제가 야권 단일후보로 선택되지 못하는 정치적 손해를 입게 될지 모른다"면서도 "하지만 서울시장을 탈환해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하라는 국민의 지상명령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지난 17일 밤부터 이어진 단일화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후보등록 마지막 날인 19일 오전까지도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다 오후 들어서야 서로 '양보' 카드를 꺼낸 것이다. 두 후보 측은 서로 상대방의 '양보 메시지'는 사전에 몰랐다는 주장이다. 

    한편 '무선 100%'를 오 후보가 수용하고, 안 후보도 '국민의힘 방식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구체적인 조사 방식 등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단일화 실무협상은 이르면 이날 오후 다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20~21일 주말 동안 여론조사를 실시하면 22일 최종 후보를 낼 수 있다고 거론하면서 "공식 선거운동일인 25일부터 단일후보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