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남인순·진선미 의원의 '2차 가해'에 동조한다는 건가…공당으로서 정신줄 놓은 것
  • ▲ 지난 2월21일 당 경선대회 합동연설회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권창회 기자
    ▲ 지난 2월21일 당 경선대회 합동연설회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권창회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후보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 A씨를 향해 "겸허한 마음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뒤늦게 사과했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특히 박 후보는 A씨가 요구한 '피해호소인 3인방' 징계 여부와 관련, 침묵한 채 사실상 퇴출을 거부한 만큼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에서는 박 후보를 향해 "명백한 2차 가해"라며 일제히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박영선 존재 자체가 공포… 사퇴로써 사과하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후보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 후보는 사퇴로써 피해자에게 사과하라"며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는 박 후보의 선택은 자진사퇴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후보는 "피해자가 지명한 3인방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없이 에둘러 자신이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고 했다)"며 "자신의 말에 책임지고 서울시장후보부터 사퇴하시라. 그리고 진심을 담아 용서를 비시라. 당신의 존재 자체가 피해자에게는 공포"라고 비판했다.

    앞서 박 후보는 지난 17일 A씨의 기자회견에 별다른 견해 표명을 회피한 채 약 10시간 동안 침묵을 지켰다. 박 후보는 A씨의 기자회견 이후 7시간이 지나서도 이와 관련한 견해가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중요한 부분은 집에 가서 진지하게 생각해서 오늘 저녁에 페이스북에 올리겠다.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을 달라"며 즉답을 피했다.

    朴, 10시간 만에 사과… 네티즌 "국민 분노 유발"

    이후 박 후보는 같은 날 오후 9시쯤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전한다. 회견에 제 이름이 언급됐다. 맞다. 제가 후보다. 제가 진심으로 또 사과드리고 용서도 받고 싶다"며 "저희 당 다른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제게 해주시라.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고 뒤늦게 사과의 글을 올렸다.

    박 후보는 이어 "지난 이야기도, 앞으로의 이야기도 모두 제게 해주시라"며 "부족함이 많지만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용서를 구한다. 고맙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박 후보의 견해 표명을 접한 네티즌들은 "진심으로 미안했으면 서울시장을 기어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박영선의 진정성 없는 사과는 오히려 국민의 분노를 키워낼 것이다" "반성하면 최소한 '피해호소인' 주장한 3인방은 선거 캠프에서 퇴출하는 게 예의 아니냐" "당신이 뭔데 짊어지나. 후보 자진사퇴가 정답이다" 등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더불어가해당', 공당으로서 정신줄 놨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18일 논평을 통해 "박 후보는 어제 한 피해자의 피눈물을 끝내 외면했다"며 "피해자가 지적했듯이 '진정성도 현실성도 없이' 용서만 구했다. 이쯤 되면 사과 자체가 '2차 가해'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이어 "'더불어가해당' 서울시장후보는 양심이 있다면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의 여성의원들도 "사과에 진심이 한 톨이라도 담겼나. 피해자의 호소를 정치공작으로 모는 의원들이 설치는 것은 공당으로서 정신줄을 놓은 것"(윤희숙) "박 후보는 '피해호소인 3인방'의 캠프 퇴출을 거부했다. 고민정·남인순·진선미 의원의 '2차 가해'에 동조한다는 건가"(조수진) "'피해호소인' 지칭 3인방을 즉시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퇴출시킴으로써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라"(전주혜)며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A씨는 전날 오전 10시쯤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은 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으로 저의 피해사실을 축소·은폐하려고 했다"며 박 후보를 향해 "저를 피해호소인이라고 했던 그(고민정·남인순·진선미) 의원들이 제게 직접 사과하도록 박 후보님께서 따끔하게 혼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 차원의 징계를 요구했다.

    A씨는 또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사실 유출 의혹을 받는 남인순 의원의 정치적 책임도 따져 물으며 "피해사실을 왜곡하고 상처 줬던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됐을 때 저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란 두려움이 든다"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용서하고 싶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