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거법 위반으로 文 고발 방침… 靑 "가덕공항은 선거용 아닌 국가대계" 주장
  •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선상 시찰한 후 어업지도선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선상 시찰한 후 어업지도선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25일 가덕도신공항 부지 시찰이 '탄핵' 대상에 버금가는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소관부처인 국토교통부가 김해공항 확장을 백지화하지도 않았고, 비용이 최고 28조원으로 추산되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사실상 반대하는 상황에서 "(국회가 추진하는) 특별법이 제정되는대로 관련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 "가덕도를 보니 가슴이 뛴다"는 언급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9조는 공무원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면서, 검찰과 경찰은 위법행위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는 신속·공정하게 단속·수사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文 가덕도 방문은 '탄핵' 사유... 국민의힘 '고발' 방침

    국민의힘에서는 문 대통령의 이번 가덕도 방문이 헌법 제7조가 규정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위반이라며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에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의 관권선거와 선거 개입을 좌시하지 않고 단호한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선거운동본부 역할에만 충실한 것은 이미 전 국민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선거중립에 대한 최소한의 의지도 내팽개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장관과 당대표가 총집합해 (부산)지역을 방문해 가덕도신공항 추진을 약속한 것은 관권선거의 끝판왕”이라고 지적한 주 원내대표는 “청와대 하명수사로 지난 울산시장선거에 개입하고, 드루킹 대선에서 공작한 정권다운 태도”라고 몰아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결코 대통령의 선거 개입을 좌시하지 않고 법적 조치를 취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관위, 입장 표명하라"... 靑, "선거 개입 아닌 국가대계"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중앙선관위원장의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문 대통령이 부산에 가서 '가슴이 뛴다'고 하셨는데, 국민들은 가슴이 답답하다"며 선관위의 의견 표명을 촉구했다.

    배 대변인은 야권의 지적을 '정치공세'라고 규정한 민주당을 향해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는 선거에서 유리 또는 불리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고, 위반에 대한 판단기준은 결국 득표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에 달렸다는 헌재 결정문도 있다"며 "특히 행안부의 ‘공직선거법에 따른 공무원이 지켜야 할 행위기준’ 책자에 따르면 (대통령의 선거중립 위반은) 탄핵 사유"라고 강조했다.

    배 대변인은 행안부 지침을 제시하며 국무위원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이 선거에 임박해 지역을 방문, 지역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선거와 관련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선거일 후로 연기해줄 것을 요청하는 지침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문 대통령과 동행한 변창흠 국토부장관, 전해철 행안부장관 등을 향해 "‘정책’이라는 탈을 쓰고 대한민국 공무원들이 대놓고 공직선거법, 아니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있다"고 비난한 배 대변인은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를 관리감독해야 할 행안부장관까지 ‘부산 퍼레이드’에 동참한 것도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배 대변인은 이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공직선거법의 최후의 보루로서, 어제의 부산행과 갖가지 매표행위에 대해 정부 ·여당에 확실한 경고의 메시지를 주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같은 야권의 공세에 청와대는 “신공항은 선거용이 아닌 국가의 대계”라면서 “문 대통령이 언급했듯 동남권 메가시티는 대한민국의 성공전략”이라는 전날의 주장을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