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현장 경계병 게으름 때문” 국방장관이 병사 탓… 전문가 "군 기강부터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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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욱 국방장관이 육군 22사단에서 발생한 ‘수영귀순’의 원인이 “현장 경계병의 게으름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북한전문가와 야당 의원들은 “전반적으로 해이해진 군 기강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17일 국회 출석한 서 장관 “현장 경계병력들 과오가 크다”

    20대 북한 남성이 지난 16일 강원도 고성군 민간인통제선 북쪽에서 군부대에 발견됐다. 

    그가 발견된 곳은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3㎞ 떨어진 곳이었다. 이 지역을 담당하는 육군 22사단의 경계망이 뚫린 것이다. 지난해 11월 북한 민간인에 의해 철책과 민통선을 뚫렸던 곳이다.

    1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서욱 국방장관은 해안 경계망이 뚫린 것과 관련해 질타당하자 “국민께 실망감을 안겨드린 데 대해 장관으로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경계 실패의 원인으로 “현장에서 경계를 담당하는 인원들의 과오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실상 해안경계 장비를 운용하는 병사들 책임으로 돌려버린 셈이다.

    “현재 장비나 시스템을 더 보강하는 소요를 파악하겠다”고 밝힌 서 장관은 “조사를 통해 명확한 내용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후속조치를 철저히 하겠다”며 사과했다. 

    신원식 의원 “남북군사합의니 뭐니… 정부가 군 기강 해이해지라는 수준”

    서 장관의 발언을 들은 북한전문가화 야당 의원들은 당장 비판에 나섰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18일 전화 인터뷰에서 “(수영귀순 발생지역은) 고질적으로 (경계 실패가) 반복되는 지역이기 때문에 대책을 세우고 재발을 방지해야 하는데 군 지휘부는 현장 탓만 한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일선 장병들이나 지휘관 탓도 물론 있겠지만, 그보다는 총체적이고 체계적인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려는 군 수뇌부의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문재인정권이 들어선 뒤 사회 전반적으로 북한에 대한 경계심이 흐트러진 측면이 강하다 보니 북한 접경지역의 군 기강이 바로 설 수 없는 구조적 문제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비역 육군 중장인 신원식 국민의 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잠수복을 입었다 해도 수온이 4~5도인 바다 10㎞를 6시간 동안 헤엄쳤다는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면서 “귀순한 사람의 태도도 웃긴다.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군 당국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로는 현 정부가 이를 강조하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만 서두르면서 북한 핵무력에 대해서는 병사들한테 제대로 교육을 안 시키다 보니 군 전체적으로 기강이 해이해진 것”이라고 진단한 신 의원은 “아무튼 이 정부는 군의 기강이 해이해지라고 광고를 하는 셈”이라고 문재인정부를 비판했다. 

    군 당국은 ‘귀순’이라지만… 이어지는 의문

    논란이 된 ‘수영귀순’을 한 20대 북한 남성은 잠수복에 오리발을 착용하고 바다를 헤엄쳐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는 것이 합동참모본부의 초동조사 결과다. 

    합참에 따르면, 이 남성은 군사분계선을 넘은 뒤 통일전망대 부근 해안에 도착했다. 이어 전방소초(GOP)와 이어진 해안철책 하단의 배수로를 통과해 남쪽으로 향했다. 우리 군은 이 남성이 군사분계선을 넘은 지 3시간가량 지난 16일 오전 7시20분 신병을 확보했다.

    이에 수온이 4~5도인 바다에서 6시간 동안 헤엄쳤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이 18일부터 제기됐다. 일각의 지적처럼 '건식잠수복(드라이슈트)'라면 겨울바다에서도 몇 시간 동안 헤엄칠 수 있지만, 북한에서는 개인이 이런 잠수복을 구입할 수도, 소지할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