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우상호 공공주택 상상하면 질식할 듯" vs 우상호 "박영선 수직정원은 흉물"
  • ▲ 4·7 서울시장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오른쪽) 예비후보와 우상호(왼쪽) 예비후보가 15일 저녁 MBC '100분 토론'에서 열린 민주당 서울시장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정책 토론을 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MBCNEWS' 영상 캡처
    ▲ 4·7 서울시장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오른쪽) 예비후보와 우상호(왼쪽) 예비후보가 15일 저녁 MBC '100분 토론'에서 열린 민주당 서울시장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정책 토론을 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MBCNEWS' 영상 캡처
    4·7 서울시장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예비후보와 우상호 예비후보가 서로 상대방의 부동산공약을 놓고 공방을 펼쳤다. 

    우 예비후보가 박 예비후보의 '지하도로 위 수직정원' 건설 공약을 "흉물"이라고 비하하자, 박 예비후보가 우 예비후보의 '강변북로 위 공공주택' 건설 공약과 관련 "질식할 것 같다"고 비판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우상호 "박영선 수직정원, 서울의 흉물 될 수도"

    15일 밤 MBC를 통해 벌어진 민주당 서울시장후보 경선 첫 TV토론회에서 박 예비후보는 자신의 핵심공약인 '21분 컴팩트 도시'를 소개했다. 이 공약은 경부고속도로와 여의도 중앙도로 등을 지하화하고 그 위에 환경·먹거리·운동·헬스케어·주거 문제 등을 해결할 수직정원을 지어 '1000만 도시' 서울을 50만 명씩 21개 다핵구조로 재편하는 것이 골자다.

    이 공약에 반발심을 드러낸 우 예비후보는 박 예비후보를 향해 "막대한 시민 세금을 퍼부어 수직정원을 짓는 것이 서민을 위한 것이냐"고 짜져 물었다. 

    "수직정원 안에서 직장·환경·스마트팜도 해결할 수 있다고 하는데, 요술방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두 개가 아닌 21개 다핵도시에 다 만들면 랜드마크보다는 도시의 흉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또 "서울시 직장의 30%가 강남구에, 20%가 종로구와 중구에 집중돼 있는데, 21분 도시가 가능하려면 직장과 집을 옮겨야 하는데 가능하겠느냐"며 "서울시 대전환이 될지 서울시 대혼란이 될지 걱정"이라고 질타했다. 

    박영선 "우상호 강변 위 공공주택, 질식할 것 같다"

    그러자 박 예비후보는 우 예비후보가 공약한 '강변도로·철길 위 인공부지 조성으로 공공주택 16만 가구 공급' 정책을 겨냥하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한강변 조망권의 공공성을 해칠 수 있다"며 "이 공약을 상상하면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때도 강변에 고층아파트를 지었지만 지금 보면 흉물이 됐고, 서울의 잘못된 건축으로 꼽히는데 이를 반복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한 박 예비후보는 "경부선 철도를 지하화할 경우 평당 건축비가 지금 생각하는 것과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좀 더 면밀히 생각해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박 예비후보는 또 자신의 출마로 인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상승세인 점 등을 거론하며 서울시장후보 지지율에서 자신보다 상대적으로 열세인 우 예비후보를 내심 자극하기도 했다. 

    "제가 출마선언을 하기 전에는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못 미쳐 힘든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고 환기한 박 예비후보는 "하지만 제 출마선언 일주일 후부터 민주당 지지율이 오르고, 민주당 후보 지지율도 상승세를 보이는 추세라서 전문가들이 이것은 '박영선 출마효과'라는 말을 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상호 "범진보 결집 위해 민주화 운동 계승한 내가 정답"

    이에 우 예비후보는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야권 단일후보가 만들어져 양자구도가 되면 상황이 좋지 않다"며 "그런 측면에서 범민주 진보 진영의 대연대가 필요한데, 박 예비후보의 21분 컴팩트 도시나 수직정원 공약은 범진보 진영에서 좋아할 것 같지 않다"고 받아쳤다.

    우 예비후보는 그러면서 "범진보 진영의 결집을 위해서는 민주화운동을 계승한 제가 정답"이라며 비운동권 출신인 박 예비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이처럼 우 예비후보는 민주당 지지층을 겨냥한 정책과 발언을 쏟아낸 반면, 박 예비후보는 다소 중도적 행보를 취했다. 여론조사에서 박 예비후보에게 뒤지는 우 예비후보가 경선 투표에서 50% 비중을 차지하는 민주당 권리당원의 표심을 공략했다면, 여론조사에서 상대적으로 강세인 박 예비후보는 본선 경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