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서울 시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표절시비 박영선 공약에 "허구성 의문" 추가 지적
  • ▲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마치고 화상으로 참석한 시민들에게 하트를 하고 있다.ⓒ
    ▲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마치고 화상으로 참석한 시민들에게 하트를 하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예비후보가 '21분 컴팩트 도시'에 이어 '수직정원도시' 공약을 발표한 가운데, 공약의 허구성과 표절시비가 야권에서 터져나왔다.

    국민의힘 서울시장예비후보들 사이에서는 박 예비후보의 공약이 "공상과학(SF) 만화 같다"며 혹평을 쏟아냈다.

    "박영선, 공상과학영화 너무 자주 보신 듯"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예비후보는 10일 페이스북에서 박 예비후보를 향해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몇몇 건축가의 실험 대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박 예비후보는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선거사무소에서 "21분 컴팩트 도시에 서울형 수직정원을 만들고, 여기에 스마트팜 기술을 도입해 도시농부의 삶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21개 다핵도시마다 하나씩 '수직정원등대'라는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오 예비후보는 이를 두고 "SF영화를 너무 자주 보셨나"라며 "실행 가능성과 정책의 효율성조차 따져보지 않고 설익은 공약을 선택해 발표하는 것은 유권자인 서울 시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서울에는 26개의 크고 작은 산과 한강을 비롯한 25개의 하천이 있고, 양재 시민의숲·서울숲·북서울꿈의숲 등 녹지공간도 이제 비교적 잘 조성돼 있다"고 소개한 오 예비후보는 "이런 천혜의 자연환경을 시민들이 더욱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녹색환경과 편의시설 등을 보강하는 것이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박 예비후보의 대표공약인 '21분 컴팩트 도시'와 관련해서도 오 예비후보는 "(공약 행사에 동석한) 한 건축학과 교수는 '(숫자 21과 관련) 21세기, 선거가 있는 올해가 2021년이라는 점 등이 반영됐다'고 했다"면서 "이 천진난만함과 가벼움을 어찌할까"라고 개탄했다.
  •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9일 공약으로 공개한 수직정원의 모습.ⓒ박영선 후보 캠프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9일 공약으로 공개한 수직정원의 모습.ⓒ박영선 후보 캠프
    "박영선의 수직정원, 공약 표절 비난 피하기 위한 끼워맞추기"

    조은희 국민의힘 서울시장예비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에 "SF 만화 같은 '수직정원등대'는 재고하시라. 성공 못한다"고 단언하며 "중국에서는 수직정원도시에 벌레들이 많아 입주를 거부당한 사례도 있다. 도시의 흉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예비후보는 "수직정원은 박원순 전 시장의 옥상양봉이나 노들섬 주말농장 사례처럼 인구 1000만 명의 메트로폴리탄 서울에는 부적합한 구상"이라며 "외국의 수직정원 스타일의 건축물을 염두에 두고 제안했겠지만, 서울은 그 도시들과 기후가 다르고 비싼 관리비용이 수반되기에 성공하기 어렵다"고 일침을 놓았다.

    실제로 박 예비후보의 수직정원은 뉴욕의 명소로 알려진 '베슬'을 연상케 한다. '베슬'은 벌집 형상에 45m 높이인 뉴욕 맨해튼의 허드슨 재개발 프로젝트의 하나로 2019년 문을 열었다. 최근 잦은 '투신자살' 사고 발생으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조 예비후보는 박 예비후보의 수직정원 공약이 7년 전부터 준비해온 조은희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사업을 표절하고 정책표절의 비난을 벗어나기 위해 덧붙인 고육책이라고도 힐난했다.

    "박영선이 박영선에게…이 무슨 어처구니없는 셀프디스?"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예비후보는 박 예비후보가 자신의 '결혼·출산 1억원 보조금' 공약을 비판하자 "이 무슨 어처구니없는 셀프디스인가"라고 반박했다.

    박 예비후보는 지난 8일 나 예비후보의 공약에 "시에서 돈을 준다고 결혼하고 출산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나 예비후보는 페이스북에서 박 예비후보를 겨냥해 "지난 (2018년)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하시면서 '둘째아이부터 서울시가 키워드리겠다'는 공약을 발표하시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당시 서울의 심각한 저출산을 지적하면서 둘째아이를 출산했을 때 만 5세까지 서울시가 매월 20만원을 지원하는 공약을 발표했다"고 환기한 나 예비후보는 "민주당 후보의 '내로남불'은 어쩔 수 없는 것이냐"며 "최소한 앞뒤는 가려가며 비판하라"고 쏘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