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귀향 때 C-32 이용, 백악관 밤 11시 불 끄자 설왕설래… 타임지는 '대선 여론조작' 보도
  •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에어포스 원' 탑승장면을 비교한 사진. ⓒ트위터 캡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에어포스 원' 탑승장면을 비교한 사진. ⓒ트위터 캡쳐.
    최근 SNS에서는 “조 바이든이 진짜 미국 대통령이 아니라는 증거”라며 2가지 근거를 내세우는 주장이 늘고 있다. 백악관은 물론 미국과 영국 언론들이 “가짜뉴스”라며 반박하며 진화했다. 적잖은 사람들이 이 논쟁에 휘말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과 관련해 중요한 기사가 <타임>에서 나왔음에도 이는 상대적으로 외면당하고 있다.

    바이든의 첫 ‘에어포스 원’ 비행과 백악관 야간소등 논란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주말을 맞아 고향 델라웨어로 향했다. 집에서 ‘수퍼볼’ 경기를 관람하며, 가족과 지내기 위해서였다. 그는 백악관에서 ‘마린 원(미국 대통령 전용헬기 호출부호)’을 타고 25킬로미터 떨어진 앤드류스 합동기지로 가서 ‘에어포스 원(미국 대통령 전용기 호출부호)’에 올랐다. 미국 언론들은 이 모습을 중계했다. 그런데 그는 그동안 사람들이 봐 왔던 ‘에어포스 원’이 아니라 훨씬 작은 여객기에 올랐다.

    한편 지난 1월 21일부터 트위터 등에는 “바이든이 취임한 뒤 백악관이 밤만 되면 소등을 한다”는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그러면서 “지금 백악관에는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야경은 워싱턴 D.C.의 볼거리 중 하나다. 그런데 백악관이 지난 20일 동안 밤 11시면 완전히 소등한다는 것이다. 몇몇 사람들은 “백악관에서 불이 꺼진 것을 처음 본다”며 “이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곧 바이든을 내쫓고 돌아올 것이라는 징조”라고 주장했다.

    “그게 아니고…” 백악관과 미국·영국 언론들의 반박

    한두 사람이 아니라 수십만 명이 이런 주장을 퍼나르며 믿자 미국과 영국 주요 언론들이 ‘검증’에 나섰다. 사실은 이랬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에어포스 원’은 보잉사의 장거리 대형 여객기 B747-8을 베이스로 만든 대통령 전용기 VC-25A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이 고향으로 갈 때 탄 것은 중거리 여객기 B757-200을 개조한 귀빈 전용기 C-32였다. C-32는 보통 부통령이나 장관 등이 국내나 가까운 지역에 갈 때 사용한다. 이를 사람들은 ‘가짜 에어포스 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 ▲ 과거에도 백악관에서는 소등을 했음을 확인하는 사진. ⓒ트위터 캡쳐.
    ▲ 과거에도 백악관에서는 소등을 했음을 확인하는 사진. ⓒ트위터 캡쳐.
    사실 ‘에어포스 원’이라는 호칭은 대통령이 탑승한 항공기에 무조건 붙는 호출부호(Call sign)다. 만약 미국 대통령이 민간 여객기에 탄다면, 그 여객기가 ‘에어포스 원’이 된다. 백악관 측은 또한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이 앤드류스 기지에서 25분만 비행하면 되는 곳이라 C-32를 이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2018년 8월 뉴욕에 갈 때 C-32를 이용했다.

    백악관 소등도 실은 오래 전부터 일상적으로 해왔던 일이었다고 미국 ABC와 영국 <로이터 통신>이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에 오랫동안 출입했던 기자들의 트윗을 인용해 “예전부터 백악관은 관광객들이 거의 없는 시간인 오후 11시에 소등을 해 왔다”고 밝혔다. 방송은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에도 야간에 소등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음모론’ 보다 관심 못 끄는 ‘중요한 사실들’

    이런 ‘카더라’가 관심을 끌면서 오히려 더 중요한 ‘사실들’은 묻히는 꼴이 됐다. 영국 BBC는 “지난 4일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기지에 괴한이 침입했다”며 “이 괴한은 사람을 해치거나 장비를 파손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정부의 귀빈 전용기 C-40에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보잉사의 B737-700을 개조한 C-40은 유사시 공중지휘소 역할을 할 수 있게 설계됐다. 괴한이 침입했던 C-40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고 미국 국방부는 밝혔다. 그러나 이런 보안상의 문제 때문에 이튿날 바이든 대통령이 VC-25 대신 C-32를 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두 번째는 시사주간지 <타임>의 기사다. <타임>은 지난 4일 “2020년 대선을 지켜낸 그림자 활동의 비밀역사(The Secret History of the Shadow Campaign That Saved the 2020 Election)”라는 기사를 내놨다. 지난해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하게 된 배경에는 소위 ‘민주적 인사와 세력들’이 있었다며 찬양하기 위해 매체가 내놓은 기사였다. 하지만 우파 진영이나 보통의 미국 시민이 보기에는 문제가 될 부분들이 적지 않았다.

    먼저 ‘페이스북’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그의 부인 프리실라 챈과 공동 명의로 만든 재단 ‘저커버그-챈 이니셔티브’가 지난해 상반기 좌익 성향 단체와 ‘흑인 생명이 중요하다(BLM)’ 참여 단체들에게 3억 달러(약 3322억5000만원)를 지원해 대선을 ‘우편투표’로 진행되도록 여론을 조성했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빅테크’와 ‘BLM’을 비판할 만 했던 것이다.

    또한 지난해 미국노동총연맹 산업별조합회의(AFL-CIO)와 미국 상공회의소가 트럼프 낙선을 위해 손을 잡았다고 매체는 주장했다. 그러면서 “광범위한 산업과 이념성향을 가진, 자금력이 넉넉하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Cabal)이 배후에서 (좌익 진영에게) 협력해 사람들의 인식에 영향을 끼치고, 규칙과 법을 바꾸고, 미디어가 보도할 범위를 조종하고 정보의 흐름을 통제했다”고 매체는 자랑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바이든을 지지한 측이 되려 여론조작을 했다는 사실을 자인함 셈이 됐다. 이런 뉴스는 현재 국내에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