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호, 태평양서 19일까지 대규모 훈련… 한국, 외교·통일장관은 “北 반발 가능성” 눈치
  • ▲ '코프노스 21' 훈련에 참가한 미 공군의 B-52H 폭격기와 일본 항공자위대 F-15J 전투기, 호주 공군의 F/A-18 전투기가 대형을 맞춰 비행하고 있다. ⓒ미군 태평양 공군 공개사진.
    ▲ '코프노스 21' 훈련에 참가한 미 공군의 B-52H 폭격기와 일본 항공자위대 F-15J 전투기, 호주 공군의 F/A-18 전투기가 대형을 맞춰 비행하고 있다. ⓒ미군 태평양 공군 공개사진.
    한국이 한달 뒤로 다가온 한미연합훈련 일정과 규모도 아직 정하지 못한 반면 일본은 미국·호주와 대규모 공중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안보관련 부처 장관이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하면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며 “유연하게 대처하자”고 주장했다.

    미 공군, 괌 일대서 호주·일본과 대규모 공중연합훈련

    미국 태평양 공군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난 3일부터 미군과 호주군, 일본 자위대가 미국령 괌에서 공중연합훈련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합훈련은 2년마다 열리는 ‘코프 노스(Cope north)’ 훈련으로 19일까지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와 노스웨스트 필드 기지, 팔라우의 코로로, 앙가우르 일대에서 실시한다고 태평양 공군은 밝혔다.

    미군은 공군과 해군, 해병대 병력 1800명을, 호주군과 일본 항공자위대는 400여명을 보냈다. B-52H 폭격기와 F-35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해 95대의 전술기가 훈련에 참가했다. 미 태평양 공군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재난재해가 발생했을 때 3개국의 통합작전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훈련에는 미국·호주·일본이 공중전을 함께 연습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합훈련이 적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미 공군 전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외교·통일장관 한미연합훈련 연기 또는 축소 요구…국방장관 ‘침묵’

    한편 한국은 3월로 예정돼 있는 한미연합훈련의 일정과 규모조차 제대로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임 외교부장관과 통일부장관은 “북한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으니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한미연합훈련의 축소 또는 연기를 제안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질문을 받고선 “(북한이) 군사문제를 부각시켰기 때문에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된다면 반발과 긴장유발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인 판단 같다”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남북 갈등을 점화하는 방식보다는 좀 더 유연하고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식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의용 신임 외교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방위태세 유지를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한미)연합훈련은 계속 실시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대규모 연합훈련은 한반도 상황에 여러 가지 함의를 갖기 때문에 미국 측과도 아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연합훈련을 즉각 중단하라는 김정은의 요구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온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 9월 평양 남북군사합의 이후로 한미 양국은 실제 병력을 기동하는 훈련을 벌이지 않았다. 한국의 역량을 제대로 검증 못한 탓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도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로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럼에도 서욱 국방부 장관은 “(한미연합훈련은) 계획대로 시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답만 하고 있다. 국방부는 “3월 한미연합훈련의 일정과 규모는 아직 못 정했다. 미국 측과 긴밀히 조정 중”이라는 답만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