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공항서비스 조합원 90.7% 파업 찬성… 시설관리·운영업무 노동자 파업으로 불편 불가피
  • ▲ 남부공항서비스 노동자들이 3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앞에서 설 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10일부터 총파업 돌입 선포식을 갖고 있다. ⓒ뉴시스
    ▲ 남부공항서비스 노동자들이 3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앞에서 설 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10일부터 총파업 돌입 선포식을 갖고 있다. ⓒ뉴시스
    한국공항공사 자회사인 남부공항서비스 소속 노동자들이 설 연휴 전날인 오는 10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기본적인 노동 삼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임금 역시 최저 임금 수준을 받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한국공항공사 측은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도 공항 운영 등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설 연휴 시민 불편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친노조 성향' 문재인 정부가 자초한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전국공항노동조합은 3일 한국공항공사 앞에서 파업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노동조합 측은 “지난 1~2일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남부공항서비스 조합원 중 투표에 참여한 인원의 90.7%가 파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총 1300여명 직원 중 717명 파업 참여키로

    이로써 남부권 10개 공항에서 남부공항서비스 소속으로 근무하고 있는 1300여명의 직원 중 717명이 일손을 놓게 됐다. 여기에 공공연대 230여명도 총파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어 약 1000여명이 설 연휴 기간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노조는 남부공항서비스가 모회사인 한국공항공사와의 계약금액과 달리 기준도 없는 불규칙한 임금을 제시하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쟁의조정 신청에도 불성실한 태도로 조정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부공항서비스는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 정책에 따라 지난 2019년 한국공항공사 자회사로 설립됐다. 현재 제주·광주 무안·여수·사천·김해·울산·대구·포항 공항과 울진비행훈련원 등 남부권 10개 공항의 현장 운영 및 시설 유지보수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날 김미화 전국공항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사측이 단체교섭의 원칙은 무시한 채 교섭에 필요한 자료 제공마저도 거부하고 있다"며 "10년 넘게 일해도 최저임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호소하고자 한다"고 파업 이유를 설명했다.

    노조는 "경영진의 무분별한 인사 단행과 독선 경영으로 기본적인 노동 삼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임금도 최저임금 수준인 185만원~195만원이 전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부공항서비스 조영진 대표는 코로나 사태에도 묵묵히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노동자들을 불통과 독선의 칼로 협박하고 있다"며 "낙하산 인사로 취임한 조 대표는 즉각 사퇴하고 능력있는 전문 경영인을 대표로 선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낮 12시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도 직원 20여명이 파업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해국제공항 직원들은 "이번 파업을 두고 사측과 7차례 임금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좁히지 못했다"며 "정부의 책임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처우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공항공사 측은 "설 연휴 기간 자회사 노동자의 파업에 대비해 필수근무인원과 대체인력을 확보해 공항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친노조 성향 文정부가 자초한 것" 비판

    공사 측은 협력업체보다 못한 처우를 받고 최저임금도 못 받는다는 노조 측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여러 차례 확인됐다"며 "코로나 위기에서도 정년 연장 등 안정적인 고용, 복지 및 임금 향상 등 처우개선을 했다"고 반박했다. 또 남부공항서비스의 임금 역시 최저 193만원~209만원으로 성과급과 수당을 포함하면 월 250만원~330만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갈 경우 설 연휴 귀성객은 물론 국내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파업에 찬성한 공항노조 소속 노동자들이 공항에서 정비, 기계, 통신 등 시설 관리와 주차, 안내 등 운영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사실상 공항의 정상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최근 양상을 보면 택배노조가 파업을 예고했다 철회하고, 건보공단 고객센터가 파업에 들어가는 등 노조들이 세력을 과시하려는 성향을 보인다"며 "이는 모두 친노조 성향의 문재인 정부가 자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평론가는 "촛불정부라 불리는 문재인 정부를 만들어준 것은 민주노총인데 민주노총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정부를 몰아치는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게 아니고 못 들어주는 경우도 많은데 무리한 걸 알면서도 노조 측에서는 정부를 믿고 오히려 더욱 강경하게 나가는 것"이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