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사단' 이성윤-이용구가 버티는 이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이용구 법무부차관이 나란히 위법성 논란에 휘말렸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당초 이들의 배후로 지목됐던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승부에서 완패한 후 직에서 물러난 상황. 이들이 검찰 안팎에서 제기되는 사퇴 압박에도 '버티기 전략'을 구사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이들의 실제 배후는 따로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성윤 지검장이 조만간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긴급 출국금지 의혹 관련 검찰 수사망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이 사건을 무마한 의혹을 받는 2019년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 소속 검사를 이날 소환조사하면서,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이 지검장 조사도 멀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이 사안과 관련해 이 지검장을 '공수처 1호 수사 대상'으로 지목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뿐만 아니라 이 지검장은 '채널A 사건'과 관련해서도 진퇴양난의 처지에 놓였다. 이 지검장은 한동훈 검사장의 무혐의 처분을 지난해부터 뭉개 검찰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항명까지 받았다. 

그러나 이 지검장은 3일 수사팀에 "향후 포렌식 기술이 발달할 테니 그때까지 기다린 후 무혐의 여부를 결정하자"며 재차 반려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 안팎의 비웃음을 샀다. 

이 지검장은 그러나 이 같은 평판과는 동떨어진 행보를 보인다. 이 지검장이 최근 청와대와 법무부에 '유임'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3일 알려진 것이다. 

앞서서도 이 지검장은 주변에 지검장직을 유임해 채널A 사건 등 주요 수사팀을 자신의 사람들로 재편, 다시 한번 수사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밝혔다는 후문이다.   

이 지검장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이용구 차관도 이 지검장과 판박이 행보를 보인다. 

이 차관은 택시기사 폭행 사건 관련 경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과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검찰은 3일 이 차관의 택시 블랙박스 영상 삭제 요구와 관련, 증거인멸교사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택시기사 A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차관이 폭행 영상을 확인하고는 영상을 지워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경찰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고도 은폐했다는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윗선의 개입 의혹까지 일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이 차관 사건 재수사에 착수한 만큼 이 차관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그러나 이 차관도 마찬가지로 버티기로 응수하는 모습이다. 이 차관은 지난달 24일 경찰의 블랙박스 은폐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직후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 송구스럽고 경찰의 1차 조사와 검찰 재조사를 받는 등 고통을 겪고 계시는 택시기사 분께도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거취와 관련해서는 어떠한 견해 표명도 없이 직을 유지 중이다. 

이렇다 보니 법조계에서는 두 사람의 또 다른 공통점에 주목한다. 이들은 추 전 장관의 측근이기 전에 애초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 지검장은 내부에서도 욕을 먹고, 자칫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를 위기에까지 처했는데도 의연하다. 이 차관은 이미 수사 대상인데도 떳떳하다. 한결같이 버티기 전략을 구사하는 문재인정부 인사들의 공통점"이라며 "진작 사퇴하고도 남았어야 하지만 이들이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이유는 한 가지다. 문 대통령이 이들을 내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그러면서 "박범계 장관도 이들을 계속 끌어안고 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지검장은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으로 함께 일했다. 특히 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이라는 학연도 있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대검 형사부장 자리에 앉으면서, 경희대 출신 최초의 검사장이 됐다. 

이후 이 지검장은 검찰 인사 '빅4' 중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에 이어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까지 앉으며 승승장구했다. 

이용구 차관은 좌파성향의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문 대통령의 대선 캠프 종합상황본부에서 단장을 맡았다. 문재이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8월 비검찰 출신으로는 최초로 법무부 법무실장에 임명됐다. 특히 이 차관은 문재인정권의 실세였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 박범계 법무부장관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