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45.9% > 윤석열 30.6%… 이낙연 34.8% > 윤석열 33.8%… 국민의힘 후보 다 합쳐도 3.7%
  • ▲ 윤석열 검찰총장. ⓒ뉴데일리 DB
    ▲ 윤석열 검찰총장. ⓒ뉴데일리 DB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였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통령선거 가상 양자대결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모두에게 밀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발표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은 그냥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못박은 데 이어 대립각을 세우던 추미애 법무부장관마저 퇴임하게 되자 정권에 대항하던 모습에 윤 총장을 지지했던 중도우파 지지층이 정치적으로 불투명해진 윤 총장을 향한 지지를 거둬들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윤석열, 이재명·이낙연에 모두 밀려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의 의뢰로 지난 25~26일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차기 대선에서 이재명 지사와 윤 총장이 대결할 경우 어느 쪽에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45.9%가 이 지사를, 30.6%가 윤 총장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사가 윤 총장을 15.3%p 차이로 크게 앞선 것이다.

    윤 총장은 지역별로 부산·울산·경남(이재명 35.9%/윤석열 41.5%)에서만 이 지사를 앞섰을 뿐 나머지 모든 지역에서 이 지사에게 밀렸다. 심지어 핵심 지지기반이었던 대구·경북(이 39.2%/윤 36.0%)과 대전·세종·충청(이 42.7%/윤 36.4%)에서도 이 지사에게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윤 총장의 지지세가 높았던 중도층에서도 윤 총장은 33.1%, 이 지사는 39.8%로 이 지사가 6.7%p 차이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윤 총장은 이낙연 대표와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33.8%를 얻어 34.8%를 얻은 이 대표에게 오차범위 내(1.0%p)에서 밀렸다.

    '윤석열 사용법' 점점 현실로?

    윤 총장은 양자대결이 아닌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다자대결)에서도 14.0%를 얻으며 28.7%를 얻은 이재명 지사에게 두 배 이상의 격차로 밀렸다. 

    그러나 윤 총장에게서 빠진 지지율이 국민의힘으로 넘어간 것도 아니었다. 국민의힘 소속 잠정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1.4%)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1.4%), 원희룡 제주지사(0.7%),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0.2%)의 지지율 총합은 3.7%에 불과했다.

    윤 총장이 이 지사에게 큰 차이로 밀리자 이른바 여권 핵심부만 공유한다는 '윤석열 사용법'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때릴수록 커진다'는 윤 총장에게 야권의 민심이 쏠리는 사이 국민의힘은 새로운 주자를 발굴하지 못했고, 윤 총장이 현 정권과 대립각을 거둬들이자 야권의 차기 대권후보 자리가 무주공산이 돼버렸다는 것이다.

    "대립각 안 세우고, 출마 가능성 없으니 거품 빠져"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지 않는 윤 총장의 지지율 거품이 서서히 빠지는 추세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야권 지지자들이 이 지사에게 표를 줬다기보다 윤 총장이 출마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출마할 줄 알고 지지했는데 영 안 나올 것 같고, 문 대통령도 '문재인정권 사람'이라고 얘기하니 지지율이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도 "중도우파 처지에서는 윤 총장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등 수많은 우파 인사를 궤멸시킨 사람임에도 문 대통령한테 대든다고 좋아했었다"며 "윤 총장이 대립각을 안 세우니 지지할 이유가 없고, 언론에서도 집중도가 떨어지니 거품이 서서히 빠지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은 "윤 총장이 자신의 지지율의 주요 근거지인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에서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언론의 집중도도 떨어졌음은 물론 특급 지지율 조력자였던 추미애 장관이 퇴임하게 됨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 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