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착해진' 지청신‥ 네티즌 "작가 바뀌었나?" 우스갯소리알고보니 13회 극본, 담당 PD가 집필‥ 여지나 작가 중도 하차
  • 지난 10일 방영된 12회에서 10.6%(닐슨코리아 제공)까지 치솟았던 OC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경이로운 시청률'이 13회부터 다시 한 자릿수로 내려앉는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 주말 방영된 '경이로운 소문'은 13회(9.4%)와 14회(9.9%) 모두 평균시청률이 10% 이하로 떨어지며 자체 신기록 갱신을 다음으로 미뤘다.

    12회에서 '카운터즈' 멤버들이 최광일 일당을 향해 '핵사이다' 반격을 가하면서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던 '경이로운 소문'은 13회에서 '방향성 잃은' 캐릭터 설정과 '유치한 CG' 등으로 단 한 회 만에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는 위기에 직면했다.

    13회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각종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개연성 없는 내용 전개와 뜬금없는 설정 등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들은 "점점 더 '매직키드 마수리' 같아진다" "'우뢰매' 보는 줄…" 같은 게시글로, '비주얼과 내용 모두 유치해졌다'는 취지의 혹평을 달았다.

    특히 원작에는 없던 '결계'와 '지팡이'가 등장해 극의 몰입도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 네티즌은 "보면서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마법 지팡이'가 연상됐다"며 "점점 스토리가 산으로 간다"는 우려를 남기기도.

    당초 '최강 빌런'으로 묘사된 지청신이 갑자기 '내적 갈등'에 봉착, 위험에 빠진 아이를 구한다는 무리한 설정도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완전체 악귀'가 된 지청신이, 보육원 아이와 인간적으로 교감하는 입체적 인물로 그려지면서 '절대 악'이라는 캐릭터 설정이 무너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작가 교체된 거 아냐?" 네티즌 추정, 사실로…


    이처럼 13회가 뒤죽박죽 내용 전개로 방향성을 잃자, 온라인상에선 "작가가 교체된 게 아니냐"는 우스갯 소리까지 나왔다.

    그런데 네티즌들이 농담으로 던진 말은 '사실'이었다. 확인 결과 그동안 극본을 써 온 여지나 작가가 12회를 끝으로 하차하면서 13회 극본은 유선동 PD가 직접 썼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 유 PD는 앞서 '무수단' '내 심장을 쏴라'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각본을 쓰고, '0.0MHz' '미스터 주부퀴즈왕' '고사 두 번째 이야기: 교생실습' '뱀파이어 검사 시즌2' 등을 연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OCN 측은 "제작진 간에 '후반 회차'에 대한 의견이 달라, 여지나 작가가 상호 협의 하에 하차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작진이 어떤 점에서 이견차를 보였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선 지난해 12월 26~27일 "내부 사정"이라고만 밝힌 채 '경이로운 소문'이 결방한 이후부터 드라마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앞뒤 정황상 이 시점부터 여 작가와 제작진 간 '모종의 트러블'이 생겼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뜬금없는 작가 교체‥ '신명휘' 캐릭터 때문?


    지난 17일 '경이로운 소문'의 '작가 교체설'이 사실로 밝혀지자, 한 네티즌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일종의 '정치적 외압'으로 여 작가가 교체됐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네티즌은 "극 중 '신명휘'라는 시장이 나오는데, 공교롭게도 드라마 애청자들 사이에 '그 사람을 보면 공직자 A씨가 생각난다'는 분들이 많다"며 "A씨의 지지자들이 OCN에 '그 사람이 생각나게 드라마를 만들면 어떡하냐'는 등의 항의를 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A씨의 의혹을 보도했던 방송사 PD도 어디론가 좌천됐고, A씨 패러디 프로그램의 작가도 해고된 것으로 안다"고 주장한 이 네티즌은 "한국 문화를 정치로부터 보호하는 의미에서라도 '경이로운 소문' 작가 교체 배경에 대한 조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네티즌은 "9회 쯤부터 특정 광고가 드라마에 붙는 사실이 더 걱정된다"며 "혹시 정치와 방송국 사이에 광고를 매개로 어떤 암흑의 거래가 작동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18일 오후 4시 현재 이 청원에는 1274명이 동의한 상태다.

    정치적 외압으로 작가 교체? 개연성 떨어져


    시청률 고공행진을 달리는 드라마의 작가가 갑자기 교체된 것은 방송계서도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대본이 제때 안 나오는 등 작가가 불성실하거나, 시청률이 극도로 부진할 때 작가를 교체하는 경우는 있으나, 이번처럼 시청률 신기록까지 작성한 드라마 작가를 중도 교체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따라서 일각에선 특정 세력의 '외압'으로 작가가 바뀌었다는 음모론을 지지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음모론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특정 공직자를 연상시키는 '신명휘 시장'의 분량이 줄거나 캐릭터가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원작 웹툰보다 높은 비중으로 등장한 신 시장은 작가가 바뀐 14회에선 아예 '최강 빌런'으로 변신해 더욱 악랄한 인물로 그려졌다.

    종영이 얼마 남지 않은 이 드라마에서 카운터즈와 '파이널 라운드'를 치르는 '최강 악귀'가 신 시장으로 굳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작가 교체 배경에 정치권의 입김이 들어갔다는 식의 음모론은 설득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사진 = OCN '경이로운 소문' 14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