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에 도움 준 사람이 야권 대표 할 수 있나" 안철수 비판… '후보 단일화' 질문엔 침묵
  • ▲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골목에서 4월7일에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공식화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골목에서 4월7일에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공식화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나경원 전 의원이 13일 "독한 결심과 섬세한 정책으로 서울을 재건축해야 한다"며 4·7서울시장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 분노에도 文정권 반성 몰라"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이태원 먹자골목에서 서울시장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년, 국민의 삶과 생각은 너무나도 변했지만, 서울은 제자리에 멈춰버리고 말았다"며 "버젓이 서울시장이 있었지만 서울 시민을 위한 시장은 없었다"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행정을 지적하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국민들의 경고와 분노에도 문재인정권은 전혀 반성할 줄 모른다. 민주화라는 단어가 좌파 기득권이 자신들의 불공정을 보호하는 방해막이가 돼버리고 말았다"고 전제한 나 전 의원은 "반드시 야권의 승리로 불의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대한민국에서 공정과 정의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겨냥 "쉽게 물러서고 유불리 따지는 사람"

    나 전 의원은 그러면서 "뚝심 있는 나경원이야말로 정권 심판의 적임자"라며 "쉽게 물러서고 유불리를 따지는 사람에게는 이 중대한 선거를 맡길 수 없다. 중요한 정치 변곡점마다 결국 문재인 정권에 도움을 준 사람이 어떻게 야권을 대표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2011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주민투표를 밀어붙이다 사퇴한 후 치러진 보궐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전 시장과 단일화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박원순 9년 시정' 탄생의 원흉이 서울시장선거에 나서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나 전 의원은 "이번 서울시장선거는 전임 시장의 여성인권 유린에서 출발한 선거"라며 "영원히 성폭력을 추방하겠다는 독한 의지와, 여성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섬세함을 갖춘 후보만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의료 붕괴를 막음과 동시에 삶의 붕괴도 막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방역수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 나 전 의원은 '서울형 기본소득제' 등을 도입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다짐했다.

    나 전 의원은 구체적으로 △서울 전역 백신 접종 셔틀버스 운행 △6조원 규모의 민생 긴급구조기금 마련 △코로나 위기 대응 특별채용 실시 등을 약속했다. 나 전 의원은 "바이러스 극복은 의학의 몫이지만 좌절 극복은 시정의 몫"이라며 "섬세한 시정으로 일상을 회복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국민 돈 뺏어가는 것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서울시장보궐선거 최대 화두로 꼽히는 부동산정책과 관련해서는 "집을 사고 싶은 사람은 사고, 돈을 빌리고 싶은 사람은 빌리고, 집을 짓고 싶은 사람은 짓고, 팔고 싶은 사람은 팔 수 있게 해드리겠다"며 규제 중심의 문재인정부 부동산정책과 각을 세웠다.

    나 전 의원은 △공시지가 결정 과정에서 서울시장 동의 필수 수렴 △용적률·용도지역·층고제한 규제완화 및 재건축·재개발 대규모 확대 △직주공존 융·복합도시 개발 추진 계획을 밝혔다. 나 전 의원은 그러면서 "갖고 있어도, 구입해도, 팔아도 세금이다. 틈만 나면 국민 돈 빼앗아가는 것을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태원 골목을 기자회견 장소로 정한 이유로 나 전 의원은 "(상점에 걸린) '장사하고 싶다' 저 한마디가 많은 것을 의미한다"며 "서울시민이 가장 힘들고 아픈 것을 생각하고 보듬는 것부터가 시장이 되려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해 이 장소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안철수 대표와 야권후보 단일화 협상 여부와 관련해서는 "오늘은 거기에 대해서 말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나 전 의원의 출마선언으로 국민의힘 내부 경선은 '오세훈-나경원 2파전'으로 굳어질 전망이다. 오 전 시장은 지난 4일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들어오지 않을 경우 출마하겠다는 '조건부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을 포함해 이혜훈·이종구·김선동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 김정기 전 상하이총영사 등이 서울시장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