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변호사 금품 요구 사건 내막 폭로… "누가 시켰냐" 묻자 박범계 측근 벌벌 떨어 "이해찬이 범계는 대권주자, 소연이는 무주군수 시켜준다고 했다… 박범계 고문이 회유"
  • ▲ 김소연 변호사가 7일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세곤 기자
    ▲ 김소연 변호사가 7일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세곤 기자
    박범계 법무부장관후보자와 민사소송 중인 김소연 변호사. 그를 만나기 위해 뉴데일리가 7일 대전을 찾았다. 

    대전은 박 후보자의 지역구답게 그의 법무부장관 내정을 축하하는 플래카드로 가득했다. 박 후보자가 대전지역의 맹주(盟主)임을 여실히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박 후보자는 2년여 전에도 대전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다. 자신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던 최측근 2명이 2018년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정치신인을 상대로 거액을 요구하거나 받아냈다는 사건이 알려지면서다. 

    이 사실은 박 후보자의 영입으로 대전시의원에 당선됐던 김소연 변호사가 그해 9월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본지는 사건의 자세한 내막을 듣기 위해 김 변호사가 근무하는 대전 사무실을 찾았다. 김 변호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은 "불의를 보면 못 참는다"고 말했다. 일례로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 선생님이 자신의 조카와 부잣집 딸에게 시험지를 사전에 빼돌려 건네는 것을 잡아냈다고 한다.

    이런 김 변호사에게 박 후보자의 최측근이던 전문학(50) 씨와 변재형(48) 씨가 '공천헌금' 명목으로 1억원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에 김 변호사는 2018년 4월11, 21일, 6월3, 24일 총 네 차례에 걸쳐 박 후보자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지만, 그때마다 묵살당했다고 털어놨다.

    이 사건 등으로 전씨와 변씨는 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돼 각각 징역 1년4월과 1년6월의 실형을 확정받았지만, 박 후보자는 증거 불충분에 따른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박범계가 '차기·차차기 대통령 해야 한다'며 도움 요청"

    김 변호사는 2017년 12월 박 후보자를 처음 만났다고 했다. 박 후보자의 계속된 시의원 출마 권유에도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박 후보자 본인이 (대통령 출마 기회가) '차기 혹은 차차기밖에 없다. 한 번만 도와달라'고 간절히 부탁해서 도와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김 변호사는 회상했다.

    김 변호사가 박 후보자의 비서관이었던 변씨로부터 처음으로 돈을 요구받은 날은 2018년 4월11일이었다. 

    김 변호사는 당일 곧바로 박 후보자를 만나 이 사실을 알렸지만, 변씨의 돈 요구는 계속됐다고 했다. 형사 전문 변호사인 김 변호사는 "조직범죄는 형님이 직접 가서 수금하지 않고 밑에 몇 다리를 걸친다"고 말했다.

    돈 요구가 계속되자 김 변호사는 4월25일 자신에게 1억원을 요구한 변씨와 만나 "누가 시켰는지 말해라. 박범계냐, 전문학이냐 똑바로 얘기하라고 대놓고 물어봤다"며 "그랬더니 변씨가 입술을 파르르 떨면서 부들부들 떨더라. 사실 그전에도 저를 어려워하면서 돈 요구를 했었다"고 회고했다.

    변씨는 당초 경기도에서 다른 일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선거철이 다가오자 전씨가 변씨를 불러 이 같은 일을 시켰다고 김 변호사는 설명했다. 

    "재판에 넘겨진 변씨는 전씨가 꼬리를 자르려고 하자 열 받아서 막판에 다 자백했다"고 설명한 김 변호사는 "변씨는 현재 정치판에 학을 떼고 떠났다"고 전했다.

    "'해찬이가 박범계는 대권주자, 소연이는 무주군수' 회유"

    김 변호사는 시의원에 당선된 직후 박 후보자 측근으로부터 회유가 많았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박범계 선거대책위원회에 이름까지 올라온 어떤 한 고문이 보자고 해서 만났다"며 "그 고문이 저에게 '내가 어제 해찬이(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를 만나고 왔는데, 범계를 충청의 대권주자로 확정했다. 소연이는 바른 사람이니 해찬이랑 무주군수를 시켜주기로 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아빠가 전북 무주 출신이다. 그 얘기는 저 혼자 들은 것이 아니다. 방차석 전 구의원도 같이 들었다. 완전 코믹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다 김 변호사는 2018년 11월 중순께 대전지역 언론사 기자 3명과 박 후보자를 둘러싼 선거자금 관련 의혹을 두고 비보도를 전제로 사담이 포함된 인터뷰를 했다. 이 중 기자 1명이 인터뷰 녹취 파일을 2018년 12월 당시 박 후보자의 보좌관이던 박수빈 현 대전시의원에게 전달했다고 김 변호사는 밝혔다.

    박 후보자는 이 녹취 파일을 근거로 2019년 4월 김 변호사를 상대로 금품 요구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지난해 10월 이 소송에서 패소했고,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김 변호사는 "(박 후보자가) 왜 자꾸 돈을 달라며 민사를 거는지 모르겠다. 형사 고소를 해서 서로 휴대폰을 깠으면 좋겠다"며 "자꾸 민사를 걸면 뭐 하나. 어차피 (박 후보자가) 다 패소할 사건이다. 그런데 또 항소했다. 법무부장관이 돼서 어떻게 해보려는 건가"라고 비꼬았다.

    "정치인들, 박범계 털리는 거 봐야… 문제 있으면 물러나야"

    김 변호사는 그러면서 "지금 정치인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며 "박범계 털리는 거 보셨겠지만, 앞으로 기존에 했던 일들 중에 털릴 것이 있는 사람들은 정치에서 빨리빨리 물러나는 것이 살 길"이라고 경고했다.

    이밖에도 김 변호사는 자신의 살아온 길과 박범계 후보자와 첫 만남,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직 박탈 내막 등과 관련해서도 속내를 털어놨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채널 '뉴데일리tv'에서 다음주 중 방영할 예정이다.

    김소연 프로필
  • ▲ 김소연 변호사. ⓒ김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 김소연 변호사. ⓒ김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 1981년 대전 출생
    - 민족사관고등학교 (조기졸업)
    - 한국과학기술원 (중퇴)
    - 고려대학교 (경영학 / 중퇴)
    - 독학사 (법학 / 학사)
    - 충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법학 / 전문석사)
    - 前 제8대 대전광역시의회 의원
    - 前 국민의힘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 
    - 現 시민단체 미래대안행동 여성·청년위원회 위원
    - 現 법률사무소 will 대표변호사
    - <페미니즘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2020) 공동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