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4개월 남았는데 예비후보 난립, '3+1 경선 룰', 오거돈 성추행 요인… 지역 정가 '경선 후유증 우려 커져
  • ▲ 내년 4월 7일에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난립하면서 지역 정가는 경선 후유증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진복·유재중·이언주·박형준·박민식 예비후보. ⓒ뉴데일리 DB
    ▲ 내년 4월 7일에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난립하면서 지역 정가는 경선 후유증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진복·유재중·이언주·박형준·박민식 예비후보. ⓒ뉴데일리 DB
    내년 4월7일에 치러지는 부산시장보궐선거에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난립하면서 지역 정가에서는 경선 후유증을 우려한다. 10명 가까이 난립한 후보가 과격한 경쟁을 벌이면서 경선 후유증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각 후보의 '부산시장 적합도 조사 결과'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 전부터 SNS를 통해 공개돼, 한 후보가 선관위에 조사를 의뢰하는 등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직 의원 다섯, 정치신인 넷… 언급되는 예비후보만 9명

    3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까지 부산시장보궐선거에 이름을 올린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총 8명이다. 이진복·유재중·이언주·박형준·박민식 예비후보 등 전직 국회의원 5명을 비롯해 오승철 대한인성학회 이사장, 전성하 LF에너지 대표, 김귀순 부산외대 명예교수와 같은 정치신인 3명이 포함된 수다. 

    여기에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오는 1월5일 출사표를 내겠다고 밝히면서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9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부산시장보선에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난립하는 배경은 국민의힘 중앙당에서 전략공천이 아닌 경선으로 후보를 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중앙당이 정치신인을 위해 예비경선에서 상위 후보 3명과 정치신인 1명을 뽑아 본경선에 올리는 이른바 '3+1 경선 룰'을 도입한 것이 후보 난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아울러 부산 주민들이 지난 4·15총선에서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줬다는 점, 이번 보궐선거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탓에 치러진다는 점 때문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면 필승'이라는 계산 역시 후보 난립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계산과는 별개로 지역 정가에서는 경선 후유증으로 인한 '본선 패배'를 우려한다. 후보들의 난립으로 벌써부터 '과열경쟁'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YTN과 부산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한 부산시장보궐선거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라는 내용의 글이 SNS를 통해 광범위하게 퍼졌다. 

    이 글에는 '특정 후보가 오차범위를 크게 넘어 여론조사 1위를 달성했다'는 내용과 함께 각 후보의 구체적인 적합도까지 적시됐는데,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언론사는 물론 해당 조사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도 등록되지 않은 정보였다.

    선관위 미등록 여론조사 SNS 유포… 벌써 과열혼탁 양상

    이에 예비후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언론사가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기 전에 특정인이나 단체가 결과를 밝히는 것은 공직선거법 제108조와 선거여론조사 기준 제17조에 위반하기 때문이다. 

    이진복 예비후보는 이날 "선관위는 언론사에서 보도·공표하기 전에 어떻게 해서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SNS를 통해 나돌았는지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며 "이를 선거홍보에 활용하여 선관위 등록 전, 그리고 보도·공표 전에 대량으로 유포했다면 이는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행위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언주 예비후보 측은 이튿날인 28일 "두 언론사가 리얼미터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는 공표되지 않은 선거여론조사의 유포로써, 공직선거법 등 적법절차를 위반한 것일 뿐 아니라 선거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불법행위"라며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관련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후보 난립에 이어 여론조사 결과 발표를 두고 잡음이 발생하자 부산 정가는 크게 긴장한 모양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관계자는 "선거에 이기기 위한 술책이라고 하더라도 (상대 후보 비방은) 결국 내부 총질 아니냐"며 "개인의 욕심이 아니라 부산과 대한민국을 위한 선거라 생각하고 임했으면 좋겠다"고 한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경선에 승리하고도 (경선 후유증 때문에) 본선에서 떨어지면 무슨 소용이냐"고 덧붙였다.

    부산에 거주하는 국민의힘 한 책임당원은 "본선까지 4개월이 남았는데 벌써 잡음이 일어나고 있다"며 "후보들 간의 지나친 경쟁으로 판이 뒤집히지 않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