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땐 "걔만 신경 썼으면 사고 안 났어" 망언… "文, 임명 취소해야"
  •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박성원 기자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박성원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후보자가 과거 연속적인 '막말'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4년 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시절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를 두고 피해자 탓을 강조한 데 이어, 공유주택에 사는 사람들을 "못사는 사람들"이라고 무시한 발언이 18일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SH로부터 받은 회의록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2016년 6월30일 구의역 사고와 관련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걔(구의역 김군)만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거잖아요"라며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치 (박원순) 시장이 사람을 죽인 수준으로 공격받고 있는 중이다. 하나하나 놓고 보면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박원순이 사람 죽인 수준으로 공격받아"

    구의역 사고는 2016년 5월28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김모(당시 19세) 씨가 이 승강장에 진입한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진 사고다. 이후 서울메트로 측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해 11월 대법원은 "작업 이행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도록 지휘·감독했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했다"며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변 후보자가 법원의 판결에 반하는 발언을 한 셈이다.

    이와 관련, 김은혜 의원은 "총체적인 시스템 부실이 초래한 인재참사를 두고 업체 직원이 실수로 사망한 것으로 치부하는 등 희생자를 모욕했다"며 "변 후보자의 시각은 문재인정부가 표방했던 국정철학과 궤를 달리할 뿐 아니라 국민정서에도 배치된다"고 꼬집었다.

    "못사는 사람들은 미쳤다고 밥 사 먹냐"

    변 후보자는 비슷한 시기 공유주택 주민들을 대상으로 비하성 발언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변 후보자는 2016년 6월 건축설계처와 회의에서 SH공사가 추진하던 공공임대주택(셰어하우스) 사업과 관련해 논의하던 중 "못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먹지 미쳤다고 사 먹냐"고 말했다.

    가난한 임대주택 주민들은 주로 집에서 식사하기 때문에 공유주택 내 시설인 '공유식당'이 필요 없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변 후보자는 또 같은 날 회의에서 '행복주택'을 논의하며 "입주자를 선정할 때 아예 차 없는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재인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공공임대주택이 일반 주택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을 예전부터 자인한 셈이다.

    유승민 "'사람이 먼저'라는 文, 다 거짓이었나"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인간의 존엄, 생명의 가치에 대해 최소한의 배려와 존중도 없는 이런 사람을 문재인 대통령은 국토교통부장관후보자라고 내놓았나?"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그것(막말)도 사석의 발언이 아니라 SH공사의 공식 회의록에 버젓이 수록된 발언"이라면서 "'사람이 먼저'라는 대통령의 말씀은 다 거짓이었나"라고 비난했다.

    "인사에서 기본적인 검증도 안 된 것이다. 아니면, 문 대통령의 공공임대 코드만 맞추면 저 정도는 아무런 문제도 아니라는 건가?"라고 반문한 유 전 의원은 "그동안 대통령의 장관 인사를 볼 때 별 기대는 안 하지만, 지금이라도 임명을 취소하는 것이 당연히 옳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