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엘리자베스’ 항모강습단 日 장기주둔… “파이브아이즈 조심하라” 中 경고에 행동으로 대답
  • ▲ 영국 해군의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함. 재래식 추진 항모지만 배수량 7만2000톤의 중대형 항모다. ⓒ영국 해군 공개사진.
    ▲ 영국 해군의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함. 재래식 추진 항모지만 배수량 7만2000톤의 중대형 항모다. ⓒ영국 해군 공개사진.
    영국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함이 내년 초부터 일본에 머물 예정이라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퀸 엘리자베스’ 항모강습단까지 오면, 일본에는 ‘파이브아이즈’ 5개국 군대가 모두 모이는 셈이 된다. 표면적인 명분은 ‘대북제재 위반감시’와 ‘자유의 항행’ 작전이지만 사실상 중국 견제를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영국 항모강습단, 내년 초부터 일본서 장기주둔

    “영국 해군 최신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함이 이끄는 항모강습단은 내년 초 오키나와에 도착, 장기 주둔하면서 난세이(南西) 제도 주변을 비롯해 서태평양 일대에서 작전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고 <교도통신>이 5일 전했다.

    이어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퀸 엘리자베스 항모강습단은 이번 방일 기간 동안 아이치현 고마키 미나미에 있는 미쓰비시 중공업 정비공장에서 F-35B 스텔스 전투기 정비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현재 점검 및 정비 가능여부를 놓고 공장 측과 일정을 조정 중”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퀸 엘리자베스 항모강습단은 유엔사령부 후방기지(주일미군 기지)의 지원과 보급을 받을 예정이다. 영국군 또한 6.25전쟁 당시 유엔군이었으니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나가사키현 사세보, 오키나와현 화이트비치 소재 기지를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주일미군·유엔사 후방기지뿐만 아니라 일본 자위대도 영국 항모강습단과 함께 훈련하고 도울 것으로 알려졌다.

    명분은 ‘대북제재 감시·자유의 항행’…실제는 중국 견제

    “서태평양에서 일본 자위대, 그 동맹인 미군 이외 나라의 항공모함이 지속적인 활동을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영국은 그동안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홍콩 민주파 탄압에 강력히 우려를 표명해 왔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통신은 이어 “(영국 항모강습단이 일본 주변에서 활동하면) 중국이 노골적인 압박이라며 반발하는 게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영국이 퀸 엘리자베스 항모강습단을 일본에 영구 배치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2017년에 취역한 최신형 항모인데다 운용비용이 상당하고, 영국을 지키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018년 동지나해 일대에서 북한의 불법환적 등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하는 사례가 많아지자 일본에는 미국 외에 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 해군 공군이 모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이행 감시”가 명분이었다.

    2019년 5월 일본 외무성은 캐나다 해상초계기 CP-140과 해군 호위함 ‘레지나’함, 해상보급함 ‘아스테릭스’함이 곧 일본에 온다고 밝혔다. 당시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캐나다는 2018년에도 해상초계기와 호위함을 일본에 보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쿼드 구상’에서 한 축을 맡는 호주 또한 2018년 4월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일본 파병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구축함 ‘멜버른’함과 AP-3C 해상초계기 2대를 일본에 보냈다. 뉴질랜드는 2018년 9월 윈스턴 피터스 부총리가 직접 P-3CK 해상초계기를 일본 오키나와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뉴질랜드는 이후 지금까지 해상초계기를 일본에 배치하고 있다.

    이제 내년 초면 일본에 ‘파이브아이즈(앵글로색슨 5개국 정보기관 공동체 명칭)’ 군대가 모두 모이게 된다. 이들 모두 자위대가 아닌 유엔사 후방기지를 사용 중이다. 지난 11월 18일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은 “눈이 5개든, 10개든, 더 많든, 감히 우리 중국의 주권과 이익을 훼손하려 한다면 눈이 멀어버리지 않게 조심해야 할 것”이라며 ‘파이브아이즈’ 국가들을 위협했다. 당시 중국은 호주를 협박하다 먹히지 않자 ‘파이브아이즈’를 거론했다. 그에 대한 ‘파이브아이즈’ 국가들의 대답이 내년 초부터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