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청와대서 접견, 시진핑 방한 합의는 불발… 왕이, 강경화 만남에 25분 지각
  •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 기념촬영을 위해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 기념촬영을 위해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하고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양국 간 다양한 고위급 교류가 계속되는 것을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며 환영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왕이 부장과 만나 악수하고 자리로 안내한 뒤 "시진핑 주석께 따뜻한 안부를 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은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필수인력의 왕래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해왔다"며 "신속통로제도를 가장 먼저 시행했고, 인적교류의 점진적 확대 방안에도 합의함으로써 국제협력의 모범적 사례를 만들어왔다"고 치하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中 역할에 감사"

    그러면서 "앞으로도 우리 양국이 경제협력과 함께 인적·문화적 교류협력을 더 강화해나감으로써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발전시켜나가기 바란다"며 "특별히 그동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과정에서 중국이 보여준 건설적인 역할과 협력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에 왕 부장은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양국은 우호적인 가까운 이웃나라로서 서로 지지하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면서 양국의 친선과 우호와 협력을 증진시켰다"며 "양측의 공동된 노력하에 양국은 가장 먼저 합동방역을 하였고, 제때 방역에 관한 정보를 교류하며 협력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가장 먼저 코로나 사태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이를 통해 양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수호하고 있다"며 "시 주석께서는 대통령님과의 우정, 상호 신뢰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특별히 제게 구두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왕 부장의 방한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한·중·일회담 참석이 가시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왕 부장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이 쓴 마스크를 가리키면서 "지금 양측이 해야 하는 것은 방문의 여건(방역 안전)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여건이 성숙하자마자 방문이 성사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숙소서 늦게 출발하고 교통 탓

    앞서 왕 부장은 이날 오전 강 장관과 회담에 지각하는 결례를 범했다. 회담 시각은 당초 오전 10시로 잡혔지만 왕 부장이 외교부 청사에 도착한 시각은 10시22분쯤이었다. 강 장관은 25분을 기다렸다.

    왕 부장은 '왜 늦게 도착했느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교통 때문에(traffic)"라고 짧게 답했지만, 외교부 측에 따르면 회담 시작 20분 전 "전날 늦게 도착해 늦어질 것 같다"며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숙소인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늦게 출발해놓고 교통을 탓한 것이다.

    왕 부장의 지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방한 때는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한·중 우호 오찬 리셉션에 예정시각보다 1시간가량 지각했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기업인·법조인 등 국내 주요 인사 수십 명이 선 채 왕 부장을 기다리기도 했다.

    왕이 광폭행보 날 美 "6·25 진실, 中 공산당이 못 묻어"

    한편 미국 정부는 왕 부장의 이번 행보에 불편한 시각을 보였다. 바이든 새 행정부 출범을 2개월 앞두고 중국이 잇따라 미국의 동맹국(일본·한국)을 만나는 것은 반중 전선에 대한 '견제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케일 브라운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장진호전투 70주년 기념사진을 트윗에 올리며 "1950년 6월25일 한국전쟁은 북한이 중국의 지원을 받아 한국을 침공하며 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운 수석부대변인은 "중국 교과서들은 이를 단순히 내전 발발이라고 기술하지만, 중국 공산당의 선전이 진실을 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