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초청 강연 "개별 사안 갖고 싸우면 여당에 말린 것… 세계관 던지는 큰 프레임 만들라"
  •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국민의힘·국민의당 공동연구모임 '국민미래포럼'에서 '탈진실의 시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공동취재단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국민의힘·국민의당 공동연구모임 '국민미래포럼'에서 '탈진실의 시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공동취재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견고한 지지 현상과 관련, 정부·여당이 진실보다 허구를 추구하는 대중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 전형적인 사례로 진 전 교수는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뉴스공장'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며, 여권 의원들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을 '성은'으로 여긴다고도 꼬집었다.

    또 "보수 쪽이 안 되는 것은 프레임이 없기 때문"이며, 이를 극복하려면 보수가 '중도의 시각'에서 '보수의 서사'를 써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文, 대깨문만 대표… 추미애 칼춤 추는데 대통령 안 보여"

    진 전 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 정치문화 플랫폼 '하우스' 카페에서 열린 국민미래포럼 강연에서 "대통령은 국민 전체를 대표해야 하는데 문 대통령은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만 대표한다"며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칼춤을 추는데 대통령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미래포럼은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 등이 초당적 연대를 위해 만든 공동 연구모임이다.

    진 전 교수는 문재인 정권의 '콘크리트' 지지율 40%대와 관련 "지지자들은 정부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지지도로 유지시킨다"며 "여권은 거짓말로 드러나도 공식적으로는 아닌 것으로 유지한다. 지지층만 잡아두면 통치하는 데 지장이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과거 정치인들은 과오가 드러날 경우 사과 또는 반성하는 '척'이라도 한 데 반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현재 여권의 정치인들은 잘못이 드러나지 않은 '대안세계'를 만들어 여론국면을 전환시킨다.

    "대중이 이미 진실보다 허구 원해… 가짜를 진짜로 받아들여"

    "이 사람들은 자기들이 잘못하지 않은 대안세계를 만들고 국민을 이주시키려고 한다"고 설명한 진 전 교수는 "과거에는 팩트는 인정하고 해석을 둘러싼 싸움이었는데, 이제는 팩트 자체를 놓고 싸워야 하는 이상한 상황이 돼버린 것"이라고 개탄했다.

    대중은 진실보다 듣기 좋은 허구만 좇으며, 이러한 대중의 수요를 정부·여당이 잘 이용한다는 것이다. "대중이 가짜를 진짜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으니 민주당이 신난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 예로 진 전 교수는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뉴스공장'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었다. "(뉴스·라디오) 신뢰도 1위가 뉴스공장이다. 황당하다"고 개탄한 진 전 교수는 "'뉴스공장'은 '사실'을 주어진 것이 아닌 만드는 것, 제작한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여권) 의원들이 뉴스공장 나가게 해달라고 한다"고도 꼬집었다.

    "與, NL 운동권 서사로 세계관 구축… 친일파 청산 구호로 매트릭스에서 살아"

    이에 대응해야 하는 야당을 향해서는 '대안적 프레임'을 강조했다. 보수 진영의 실패는 '프레임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여러분이 개별 사안만 갖고 싸우면 이미 여당의 프레임에 끌려 들어간 것"이라고 강조한 진 전 교수는 이어 '게임의 세계관'에 비유해 "그들은 통으로 얘기를 만들어 세계관을 준다. 게임에서 무슨 몇천 년 전 대륙 등 세계관을 주지 않나. 그렇게 되면 개별 사실로 설득할 필요가 없다. 대안현실·매트릭스를 구성하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여권의 프레임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NL(민족해방 노선, 국내에서는 주체사상 계열로도 통용) 운동권 서사"라면서 "이들은 아직까지 민족해방전쟁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들의 세계관은 '친일파 청산이 안 돼 적폐가 쌓이고, 검찰이 썩으면서 조국 사태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기소되면 검찰의 보복, 판결하면 법원 개혁을 외친다. 세상 전체가 다 썩었고 개혁해야 된다고 한다. 이게 그들의 매트릭스를 구성하는 커다란 얘기"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사례의 전형이 '윤미향 사태'라고 진 전 교수는 소개했다. "윤미향 민주당 의원을 못 쳐내는 것은 NL 서사의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한일 문제가 날아가기 때문에 못 쳐내는 것이고, 민주당 지도부와 그쪽 세계의 이념적 유대관계가 강하다"는 해석이다. 또 "친일파 척결, 파묘법 같은 말도 안 되는 것이 모두 그 서사를 강화하는 장치"라는 것이다.

    진 전 교수는 이러한 여권의 프레임에 반해 "보수 쪽이 안 되는 것은 프레임이 없기 때문"이라며 '중도의 시각에서 대안적 프레임'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진 전 교수는 "태생적으로 내 심장은 왼쪽에서 뛴다. 끝까지 좌파"라며 야당과 연대에는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