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는 "반대" PK는 "찬성"… 민주당이 던진 '가덕도 신공항' 카드에 야권 균열 양상
  • ▲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로 치러지는 4·7부산시장보궐선거에서 '성범죄 심판'은 묻히고 '신공항' 문제가 핵심 선거 이슈로 부상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가덕도 신공항' 카드로 국민의힘의 내부 균열만 심화해 당 안팎의 우려가 크다. 

    대구·경북(TK) 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은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은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반발하는 반면, 부산·경남(PK) 지역구 의원들은 '가덕도신공항특별법' 대표발의를 추진하는 등 상반된 모습이다.

    부산시장 보선, 성범죄 묻히고 신공항 부상

    대구 수성구갑이 지역구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해 신공항 확장 백지화와 관련해 "문재인정권이 4년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아무 권한 없는 총리실 검증단을 꾸려 뒤집으려 한다"며 "분명한 감사나 검증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정부의 '김해 신공항 확장안' 백지화 발표에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히며 지속적으로 감사원 감사를 요구하는 중이다. 

    같은 날 국민의힘 대구·경북 출신 의원들은 "김해 신공항 확장사업은 유지돼야 한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가덕도신공항특별법' 대표발의를 추진하는 등 대구·경북 출신 의원들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부산 남갑의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특별법을 발의해달라는 부산 출신 의원들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법안을 만들고 있다"며 특별법 대표발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신공항 문제로 자중지란에 빠진 가운데, 이날 당 안팎에서는 더욱 '신경질적'인 반목 현상이 포착되기도 했다.

    오는 23일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화하는 이진복 전 미래통합당(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권영진 대구시장을 향해 "제발 그 입 좀 다무시라"며 "권 시장 발언이 참 가관이다. 연일 기가 찬 소리를 쏟아내고 있다"고 과민반응을 나타냈다.

    국민의힘은 내부 균열 심화

    앞서 김해 신공항 백지화 방침에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권 시장은 지난 18일 KBS 라디오에서도 "보궐선거 표를 위한 정치적 결정"이라며 "영남은 극도로 분열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권 시장의 우려대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내년 4·7보궐선거를 앞두고 정부·여당의 '포퓰리즘' 정책과 '갈라치기'에 말려들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7일 경남도당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선거 유·불리만 감안한 포퓰리즘 정치가 국가 미래와 영남 주민들의 염원을 집어삼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도 통화에서 "민주당이 당헌을 번복하고 후보를 내더니 성범죄 이슈는 묻히고 '가덕도'로 우리 당 내부 균열만 생겼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검증이 끝난 사안을 번복한 데다 가덕도는 공항 부지로 문제가 많은데, 보궐선거를 앞두고 우리 당도 인기영합주의에 매몰되는 것은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재철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 원내대표도 전날 유튜브 방송을 통해 "2016년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 검토 결과 김해 확장이 818점으로 1등, 밀양은 665점으로 2등, 가덕도는 635점으로 꼴등이었다"며 "문재인정권이 정략적인 득표에 따라 결론을 뒤집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