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출마는 생각해본 적 없다"… 2월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9개월 만에 기자회견
  • ▲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희망 22'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시스
    ▲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희망 22'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시스
    국민의힘 소속 유승민 전 의원이 18일 차기 대선에 재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서울시장 출마설에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승민, 대선 출마 의지 재확인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대선 캠프격인 국회의사당 맞은편 '희망22'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그동안 대선 출마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왔던 사람"이라면서 "이런 노력을 공개적으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월9일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 이후 9개월 만에 언론 앞에 서서 '희망22'라는 사무실 이름이 "더 이상 설명할 필요 없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실 것"이라며 2022년 대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유 전 의원이 정치행보를 재개하자 당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차출설이 제기됐다. 여권 핵심인사인 박원순 전 시장의 성비위 사건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반성 없이 후보를 내겠다고 함에 따라 '대권주자급'이 서울시장으로 출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나왔다.

    유 전 의원은 그러나 "(당으로부터 서울시장 출마 권유를) 한 번도 직접 들은 적 없다. 서울시장 출마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니라는 말을 분명히 한다"며 "공정한 경선을 통해 좋은 후보가 선출되면 제가 직책을 갖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해 승리를 위해 돕겠다는 각오만 가졌다"고 서울시장 불출마의 뜻을 거듭 강조했다.

    "탄핵 이후 떠난 민심 되돌리겠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과 우상호 민주당 의원 등 여권에서 거론되는 서울시장 후보군들과 관련해서는 과대평가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문재인 정권에서 장관 했다는 것이 무슨 대단한 영광인가. 국무회의에서 한마디도 못했던 사람이 무슨 대단한 자리를 했다고 좋은 시장 후보인가"라며 "민주당에서 (쓴소리를 내는) 용기를 가진 인사가 한 명(금태섭 전 의원) 있었는데 쫓겨났다. 민주당에서 국회의원 했다는 것이 무슨 대단한 벼슬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차기 대선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될 당시 국민의힘을 지지했으나 탄핵 이후 떠난 민심을 되찾는 것이 당면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유 전 의원은 "최근 부동산·일자리·국가재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능한 정치세력이 출현해야 한다"며 "현재 민주당보다 깨끗하고 공정, 정의, 헌법가치를 제대로 추구하는 능력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고 싶다. 탄핵 이후에 우리 당에서 마음 떠난 국민들의 마음을 되돌리겠다"고 강조했다.

    朴 탄핵에 모호한 태도 일관

    자신의 딜레마로 꼽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해서는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해서는 대구·경북(TK) 중심의 전통적 지지층의 분노를 가라앉혀야 하나 "탄핵의 강을 건너자"던 자신의 소신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이 TK의 비호감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대권 행보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유 전 의원은 "(TK 지지자들에게) 인간적으로 먼저 화해를 청할 생각"이라며 "정권교체를 위해 하나가 되자고 하면 하나가 돼 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당의 승리와 집권을 바라면 보수 유권자들도 권력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등에 따른 대국민 사과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국민들께서 사과를 요구하신다면, 또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면 열 번, 스무 번도 (사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제안한 야권 혁신 플랫폼과 관련해서는 "안 대표가 얘기하는 플랫폼이라는 것은 잘 모르겠다"며 "서울시장선거와 대선 승리를 위해 국민의힘이 모든 문호를 개방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힘을 합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