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아세안+3 정상회의'서 코로나19 극복 위한 '국제 공조' 강화 역설
  •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아세안+3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아세안+3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우리 정부의 대아세안 지원 확대를 약속하는 한편, 기업인 등 필수인력의 교류를 보장하고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개최된 '제23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아세안+3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서 우리 정부의 제안으로 '필수인력 이동 보장' 문안이 공동 성명에 반영되고 관련 인력의 이동이 이뤄지고 있는 점 등을 거론하며 "당시 나눈 아이디어들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어 매우 뜻깊다"면서 "앞으로도 방역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업인의 왕래가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운영 중인 기업인 등 필수인력의 이동을 보장하는 '신속통로'의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가자"고 각국 정상에 제안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5월 중국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일본 등과 기업인 '신속통로' 신설에 합의해 현재까지 중국 1만여명, 인도네시아 1500명, 싱가포르 300명 등 총 1만1800여명의 우리 국민이 '신속통로'를 이용해 입국했다.

    "공평한 백신 보급 위해 각국 보건 협력 강화해야"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면서 우리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도 늘고 있다"며 "보건 협력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백신과 치료제 개발과 공평한 보급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감염병에 대비해 신속하고 투명한 공조체계를 구축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감염병 관련 정보와 경험이 투명 신속히 공유되도록 하는 아세안+3 차원의 조기경보체계 구축 참여와 '코백스(COVAX : 백신 균등 공급을 목표로 추진되는 다국가 연합체) 선구매 공약 메커니즘' 및 국제백신연구소와의 협력 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화상으로 열린 '제2차 한·메콩 정상회의'에서 "'코백스'를 통해 1000만달러의 규모의 개발도상국 코로나 백신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문 대통령은 "올해 '한중일 3국 협력 조정국'으로서 '코로나19 아세안 대응 기금(Covid-19 ASEAN Response Fund)'에 대한 기여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지난 12일 한·아세안 정상회의 때 공식 출범한) 아세안 차원의 '의료물품 비축제도(ASEAN Regional Reserve of Medical Supplies)'를 아세안+3 차원으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에도 동참하겠다"고도 밝혔다.

    '코로나19 아세안 대응 기금'은 아세안 국가 의료·방역 물품 구입과 백신 개발, 감염병 연구 등을 목적으로 지난 6월 공식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여기에 100만달러를 냈다.

    이와 관련, 아세안 정상들은 '코로나19 아세안 대응 기금' 기여 등 한국의 지원에 사의를 표하면서 이번에 마련된 '아세안 포괄적 회복 프레임워크(ASEAN Comprehensive Recovery Framework)'에 기반한 역내 협력 확대에 한·중·일 3국의 역할을 당부했다.

    아세안+3 정상들은 자유무역과 다자주의에 입각한 경제금융협력 강화를 위해 '경제‧금융 회복력에 관한 아세안+3 정상성명'을 채택했다.

    이 성명에는 ▲아세안+3 경제장관 및 재무장관·중앙총재 협력 촉진 ▲시장 개방 등을 통한 공급망 연계성 및 회복력 강화 ▲개방적, 포괄적, 규범 기반의 다자무역체제 지지 ▲연계성 증진을 위한 협력 독려 ▲중소기업 등 코로나19 취약주체의 디지털화 지원을 위한 협력 강화 등이 담겼다.

    이날 회의에는 한·중·일 3개국을 비롯해 아세안 10개국(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정상들이 참석했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제23차 아세안+3 정상회의' 모두발언 전문.

    존경하는 의장님, 각국 정상 여러분, 특히, 일본의 스가 총리님 반갑습니다.

    우리는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를 통해 소중한 경험을 얻었습니다. 한 나라의 위기는 곧 이웃 나라의 위기였고, 공동 대응과 협력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이는 아세안+3 정상회의가 출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지난 23년간 쌓아온 협력의 경험을 토대로 코로나에 맞서 연대하고 협력하는 국제 공조의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아세안 대응기금', '필수의료물품 비축제도'는 아세안+3가 함께 만들어낸 의미 있는 결과입니다. 필수 인력의 이동도 물꼬를 열었습니다.

    지난 4월 특별 정상회의에서 나눈 아이디어들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어 매우 뜻깊습니다. 앞으로도 방역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업인의 왕래가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합니다.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면서 우리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도 늘고 있습니다. 우리는 보건 협력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백신과 치료제 개발과 공평한 보급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감염병에 대비해 신속하고 투명한 공조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경제 분야에서도 코로나 이후 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세계 경제는 내년에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가 간 회복속도의 차이가 클 것입니다. 보호무역의 바람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여전합니다. 디지털 경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불평등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한 나라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입니다. 우리는 경제의 회복력을 강화하고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방안을 찾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협력해야 합니다. 아세안+3가 코로나 이후 시대, 세계 경제의 희망이 되길 기대합니다.

    오늘 회의를 통해 아세안+3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상생의 지혜를 논의할 수 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