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41주기 추도식… "분열·선동으로 나라 미래 갉아먹어"
  • ▲ 강창희 전 국회의장.ⓒ이종현 기자
    ▲ 강창희 전 국회의장.ⓒ이종현 기자
    강창희 전 국회의장은 26일 "권력자들이 법과 제도를 권력의 도구로 만들고 있다. 국민을 편 가르고 모든 제도적 권력을 장악했다"며 문재인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강 전 의장은 19대 국회에서 국회의장을 지냈다.

    강창희 "권력자들, 증오·적개심·복수심에 빠져"

    강 전 의장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제41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통해 "지금 권력자들은 증오와 적개심, 복수심에 빠져 있다. 역사를 뒤집고 현대사의 기억을 말살하려 하고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민족중흥회 주관으로 열린 이날 추도식에는 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강 전 의장은 먼저 더불어민주당이 친일파라고 주장하는 인사의 현충원 안장을 막고, 이미 안장된 경우에도 강제로 이장하는 내용의 이른바 '파묘(破墓)법'을 비판했다. 

    앞서 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15일 광복절 기념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 등을 친일파로 몰아세우며 파묘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주장해 논란이 됐다.

    강 전 의장은 이어 "광복 75년의 우리 현대사는 결코 부정될 수 없다"며 "지금 권력자들은 역사를 부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세우고 전쟁에서 구해낸 큰 어른들의 묘를 현충원에서 파내자는 패륜적 언동까지 서슴없이 나오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들은 법과 제도를 인간 이성의 최고 표현이 아니라 권력의 도구로 마구잡이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 강 전 의장은 "법과 정치의 경계는 이미 사라졌다. 법만 피해갈 수 있다면 아무것도 부끄러울 것이 없다는 사람들, 인간의 염치와 양심을 법전 속에 넣어둔 비천한 사람들이 평범한 국민의 상식과 양심을 조롱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北 미사일 보면서 한마디 못하는 文정권, 어떻게 이해하냐"

    강 전 의장은 지난달 22일 북한이 우리 공무원을 총살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공무를 수행하던 우리 국민이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고 그 시신이 태워진 천인공노할 사태를 당하고도 북한을 꾸짖기는커녕 문재인 정권은 희생자를 월북자로 몰아세우는 데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는 말 한마디 없이 종전선언만 앞세우고 있다. 오밤중 북한의 군사 퍼레이드에서 초대형 미사일과 온갖 전술무기를 두 눈으로 똑똑히 보면서도 한마디조차 못하는 문재인 정권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안보와 미래를 저버리고 권력 유지에 모든 것을 건 세력은 결코 오래 갈 수 없다"고 경계한 강 전 의장은 "향 싼 종이에서는 향내가 나고, 생선 싼 종이에서는 비린내가 나는 법이다. 거짓과 위선, 분열과 선동으로 나라의 미래를 갉아먹는 문재인 정권은 끝내 국민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파 향한 고언 "더 낮은 곳에서 반성해야"

    강 전 의장은 우파를 향해서도 "더 낮은 곳에서 반성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굽히고 펼 줄 안다'는 뜻의 '능굴능신(能屈能伸)'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국민의 뜻과 요구를 겸허히 받들 수 있는 세력,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진 세력으로 나아갈 때 국민의 마음은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