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공화당 "광화문 광장을 태극기 광장으로"…박 전 대통령 서거 41주기 맞아 설치
  • ▲ 우리공화당이 광화문광장에서 운영을 시작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1주기 분향소'를 찾은 분향객들이 24일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기륭 기자
    ▲ 우리공화당이 광화문광장에서 운영을 시작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1주기 분향소'를 찾은 분향객들이 24일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기륭 기자
    우리공화당이 24일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서 서울 광화문광장에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1주기 분향소에서 분향객을 맞았다. 경찰은 통행자들에 대해 가방 수색과 방문목적을 물으며 현장을 엄격하게 통제했다. 

    "박정희 지우려는 사람들에 이념적으로 뭉쳐야 한다는 것 알려야"

    우리공화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10시에 분향소에 참배했다. 참배 직후 만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분향소 설치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좌파들이 장악했던 광화문 광장을 태극기 광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라며 "박정희 대통령을 지우려는 사람들에게 주사파를 버렸다는 '커밍아웃'을 하지 않는 문재인 정부에 대항해 이념적으로 뭉쳐야 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를 비롯한 우리공화당 관계자들은 이후 분향소 맞은편에 돗자리를 깔고 앚아 분향객을 맞았다. 조 대표는 오는 26일까지 분향소를 지킬 예정이다. 우리공화당은 24일 오전 10부터 박 전 대통령 서거일인 26일 오후 6시까지 분향소를 운영한다.
  • ▲ 경찰이 24일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1주기 분향소'를 찾은 분향객의 가방을 검사하고 있다. ⓒ이기륭 기자
    ▲ 경찰이 24일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1주기 분향소'를 찾은 분향객의 가방을 검사하고 있다. ⓒ이기륭 기자
    서울시의 협조요청을 받은 경찰은 광화문 길건너 맞은편에 세워진 천막을 중심으로 광화문 광장에 펜스를 두른채 통제에 나섰다. 

    앞서 우리공화당은 지난 23일 새벽, 광화문광장에 분향소 명목으로 천막 2개동을 기습설치했다. 서울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지난 2월부터 광화문광장 사용을 금하고 있다. 우리공화당 측은 경찰측 출입구를 통과하면 분향객의 온도를 체크하고 손세정제를 사용하도록 한 뒤 분향소 방명록에 방문자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도록하고 있다.

    서울시, 강제집행없이 변상금·행정대집행 비용 청구 예정

    서울시는 계고장을 보내 26일 자정까지 자진 철거를 요청했지만 철거를 위한 강제집행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분향소 운영기간이 주말인데다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는 이후 우리공화당측에 불법점용 변상금과 행정대집행 비용을 청구할 계획이다.

    분향소 개장 초반, 경찰이 분향소에 일체의 물품 반입을 허가하지 않아 곳곳에서 소란이 일었다. 경찰은 분향소가 열리자 분향소 입구와 출구를 나눠 통제에 나섰다. 광장으로 들어서는 횡단보도부터 경찰은 "어떻게 오셨냐"며 시민들을 붙잡았다. 분향소에 진입하려면 최소 3번 경찰을 만나 방문 목적을 설명해야 했다. 분향소 취재를 위해 이동하던 기자에게도 기자증을 요구하며 방문 목적을 수차례 물었다.
  • ▲ 우리공화당이 24일 운영을 시작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1주기 분향소'에 첫 국화 한송이가 올라온 모습. 경찰은 국화 반입을 금지하다 항의가 이어지자 예외적으로 반입을 허가했다. ⓒ이기륭 기자
    ▲ 우리공화당이 24일 운영을 시작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1주기 분향소'에 첫 국화 한송이가 올라온 모습. 경찰은 국화 반입을 금지하다 항의가 이어지자 예외적으로 반입을 허가했다. ⓒ이기륭 기자
    분향객들의 가방 안을 수색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한 시민은 "가방을 왜 열어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큰 가방도 아니고 단순한 손가방인데 영장도 없이 가방을 열어봐도 되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경찰 경계 삼엄… 국화꽃 들고 입장하려는 분향객과 경찰 실랑이도 

    분향소에는 화환 반입도 금지돼 화환도 없는 상태다. 우리공화당 관계자는 "조화반입을 위해 배달을 시켰지만 경찰측의 제지로 조화가 반입되지 못했다"며 "경찰이 박정희 대통령 사진도 반입하지 못하게 해 액자와 사진을 따로 분리해 가지고 와 안에서 다시 조립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추모를 위한 국화꽃을 반입하려는 시민과 경찰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 시민이 자신의 가방을 내동댕이 치고 "국화꽃 한송이도 못가지고 들어가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후 국화꽃 반입을 할 수있도록 조치했다. 조원진 대표는 반입된 국화로 분향소에 헌화했고 이후 분향소에서는 별다른 충돌이 일어나지 않았다. 

    경찰은 불법으로 설치된 천막에 물품을 반입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시가 추가 물품 반입을 막아달라는 요청을 했고 물품반입은 어렵다. 서울시에서 승인받지 않은 구조물은 반입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며 "국화와 같은 것은 항의가 잦아져 예외적으로 허용한 것이다. 일반 시민들과 분향객들의 안전을 위해 철저한 경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