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비위' 수사 검사, 지휘권 발동 직후 전보… 친정부 검사로 '라임 수사팀' 채울 듯
  • ▲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데일리DB
    ▲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데일리DB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관련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빼앗은 데 이어, 수사 담당인 서울남부지검 수사팀 전원을 교체할 방침이어서 법조계의 우려가 확산했다. 

    친정부성향 검사들을 대거 투입해 여야 인사가 모두 연루된 라임 사건의 수사 방향을 야권 인사의 비위 의혹 규명에만 집중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남부지검, '라임 수사팀' 전원 교체 수순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라임 관련 비위 의혹을 수사 중인 남부지검은 수사팀 전원 교체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라임 수사팀 소속 검사와 수사관들을 차례로 발령낸 뒤, 전원 새 인물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앞서 19일 추 장관이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과 관련,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데 따른 것이다. 

    추 장관은 라임 사태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편지가 공개된 후 "라임 관련 로비 의혹에 연루된 검사와 검찰 수사관을 수사‧공판팀에서 배제하고 새롭게 재편하라"고 지시했다. 

    김 전 회장은 옥중편지에서 '지난해 7월 검사 출신 A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고, 이 자리에 있던 검사 1명이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남부지검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직후 라임 수사팀 소속 최성준(사법연수원‧40기) 형사6부 검사를 형사4부로 발령냈다. 하지만 최 검사는 김 전 회장에 의해 제기된 '술 접대 의혹'과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남부지검이 최 검사를 새 수사팀에서 배제한 이유가 뚜렷하지 않아 의구심이 증폭된다. 

    최성준 검사, '강 전 수석 비위' 핵심증언 최초 확보한 인물

    특히 최 검사는 라임 수사팀에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대상으로 한 라임의 금품수수 의혹 수사를 전담했다. 최 검사는 6월18일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58·구속수감)로부터 "지난해 7월28일 청와대에서 당시 강 수석을 만났고, 라임을 도와달라고 했다. 이후 강 수석이 준 개인 이메일 주소로 라임 측 참고자료를 보냈다" "강 수석을 만나기 하루 전인 지난해 7월27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김봉현 전 회장을 만나 1000만원을 건네받았다"는 등의 핵심진술을 최초로 확보했다.

    이처럼 수사의 핵심을 짚고 있는 검사를 새롭게 재편되는 라임 수사팀이 아닌 형사4부로 발령내는 '비상식적' 인사조치가 벌어진 것이다. 형사4부는 주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송치되는 강력범죄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곳이다. 

    남부지검은 인사발령 조치를 취하면서 최 검사에게 별다른 사유조차 설명하지 않고 일방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에서 근무하던 수사관도 함께 부서 이동을 통보받았다는 전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법조계에서는 수사팀이 교체되면서 '정‧관계 인사 로비 의혹이 핵심인 라임 수사가 산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동안 추 장관의 인사 행보를 감안하면 친정부성향 검사가 대거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여당 연루 인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다.

    "남부지검 곳곳에 秋 사람 포진"… 秋, '수사 맥커터' 등극?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미 남부지검 곳곳에 추미애 사람이 포진했다"며 "추 장관이 앞선 인사를 통해 측근들을 요직에 앉히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왔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라임 수사팀도 친정부 사람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며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추 장관이 권한이랍시고 무리하게 수사지휘권을 남발해 주요 정치 사건에 혼선을 주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도 우려했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1월 금융사건 전담인 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폐지했다. 이후 지난 8월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통해 당시 라임 사건 수사지휘 라인인 이정환 남부지검 2차장을 교체, 오현철 당시 중앙지검 조사1부장을 승진이동시켰다. 

    당시 윤 총장은 라임 사건의 수사 연속성을 위해 이 차장의 유임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현철 부장검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추 장관의 최측근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경희대 후배로 이 지검장과 친분이 두텁다고 알려졌다. 박순철 남부지검장도 의정부지검장 당시 윤 총장 장모인 최모 씨를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