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 국감] 정진석 "할머니들에 부끄럽지 않나" 캐묻자, 이미경 "우선… 어…" 하다 결국 윤미향 두둔
  • ▲ 정대협 홍보위원장 등을 지낸 이미경(오른쪽)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이 1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 정대협 홍보위원장 등을 지낸 이미경(오른쪽)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이 1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윤미향 의원이 사리사욕을 채운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의혹과 관련해 윤 의원을 두둔하고 나섰다. ⓒ국회방송 캡처
    [민주 맘대로 국감] 1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이른바 '윤미향 사건'과 관련한 이미경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의 인식이 야당 의원의 질타를 받았다. 

    이 이사장은 언론의 과장보도를 탓하면서 진실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전제한 후 "윤미향 의원이 사리사욕을 채운 사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윤 의원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5선(15~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 이사장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서 1990년대 초반 총무·홍보위원장 등을 맡은 바 있다. 

    이날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 이사장의 이 같은 경력을 들어, 윤 의원이 정의연 후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이 이사장의 견해를 캐물었다.

    정진석 "정대협 총무 지냈는데... 할머니 이용해 돈 번 것 어떻게 보나"

    정 의원은 "정대협에서 총무·홍보위원장을 지내셨는데, 위안부 할머니를 위해 써달라는 국민 기부금으로 사리사욕을 채운 '윤미향 의원 사건'을 어떻게 보나.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해 돈을 번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이사장은 "우선, 어…"라며 답변을 주저하면서 "언론에 난 것이 전부 다 (사실이) 아닌 측면이 많은 거라고 아직 보고 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지금 법정에서 다뤄지고 있고, 상당히 많은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는 판결이, 수사 과정에서 판결을 받아서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에 정 의원이 "이 이사장은 오히려 윤미향 의원을 옹호하는 입장인가. 유감스러운 생각도 전혀 없나. 지금 이 사건이 검찰에 의해 (어떻게) 기소됐는지 알고 있나. 보조금관리법위반·지방재정법위반·사기·기부금품법위반·업무상횡령·준사기·업무상배임·공중위생관리법위반 등 8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런데도 윤미향 의원이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말씀하려는 것 같은데,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답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미경 "우선… 어… 과장 보도… 친일세력 공격은 아닌데"

    이어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으로 정의기억연대의 부실회계 의혹이 세상에 알려졌고, 윤미향 의원은 할머니를 치매환자 대우하고, 비리 의혹이 드러나자 '친일세력의 모략극'이라고 방어를 하고 나섰는데, 그런 맥락에서 답변하는 것인가"라고 캐물은 정 의원은 "사건이 잘못됐다는 생각을 안 가지고 있나. 국민들이 이 사건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데, 그건 느낌으로 알고 있느냐"고 추궁했다.

    이 이사장은 "저는 '친일세력의 공격'이라고는 보지 않는다"면서도 "언론에 상당히 사실하고 다르게 난 측면이 많다고 보고 있다"며 언론을 탓했다. 

    이에 정 의원이 "그건 주 줄기(주된 쟁점)가 아니고, 이 사건에 대해 이 이사장의 소회를 묻는 것이다. 매우 잘못된 일 아닌가"라고 재차 따져 묻자 이 이사장은 정대협을 옹호하는 답변을 내놨다. 

    이 이사장은 "저는 일단 정대협이 행한 일본군 위안부 진실규명과 할머니를 돕기 위한 활동은 매우 중요한 업적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제기되는 문제들은 현재 진실공방이 상당히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윤미향 의원이 이 일을 통해 사리사욕을 채운 사건이라고 한마디로 규정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끝내 "윤미향 사리사욕 채웠다고 보기는 어려워 … 법정서 가려져야"

    답변을 들은 정 의원이 "그렇다면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은 날조된 허구라는 말인가"라고 날을 세우자, 이 이사장은 "그렇지는 않고, 할머니께서 문제제기하는 방식이 있는 것이고, 그중에서 일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수 있고, 일부는 서로 오해가 풀리면 해결될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정의연·정대협 회계부정 사건과 관련해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 등의 증인출석이 논의됐지만 민주의 반대로 무산됐다. 

    국민의힘 여가위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19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권인숙 간사가 (거절하면서) 계속 죄송하다고 하는데, 정권발 부정부패와 연결된 사건에 대해 일체 증인·참고인을 받지 말라는 청와대 혹은 당 지도부 차원의 지시가 있는 것 같다"며 "국회가 청와대 명령이나 수행하는 하청업체냐. 답답하고 창피하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