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범 의원 "김봉현이 말한 A변호사는 현직 지청장… 입장문과 반대된 법정 증언도 이해 안돼"
  • ▲ 1조6천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4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1조6천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4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검사장 출신이자 영화배우 유오성의 형으로도 잘 알려진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야당 정치인과 검찰에도 구명 로비를 했다'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서신을 "허점투성이"라고 비판하며 입장문의 신빙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유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이번에는 권범유착이다. 특검만이 답이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봉현 전 회장에게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잡기 위한 기획수사를 제안한 '전관변호사'가 문무일 전 검찰총장의 인사청문회 당시 신상팀장이라고 입장문(옥중 서신)에 기재돼 있는데, 당시 신상팀장은 현재 수원지검 관내 지청장으로 재직 중인 검사"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7년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 신상팀장은 당시 대전지검 A부장이 맡았었는데, 그는 올해 9월 수원지검 관내 지청장으로 전보됐다.

    또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이 수억원을 받고 은행 로비에 관여했다'는 서신 내용에 대해서도 유 의원은 "서울 남부지검에서도 입장문에 기재된 검사장 출신 야당 정치인이 국민의힘 현역 의원 2명은 아니라는 점을 언론에 확인해 줬다"며 창원지검장 출신인 자신과, 대검 공안부장 출신인 같은 당 정점식 의원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입장문과 정반대되는 증언‥ 앞뒤 안 맞아"


    유 의원은 김봉현 전 회장이 지난 9월 21일 작성한 입장문이 10월 16일 갑자기 언론에 공개된 점과, 공개될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입장문을 쓴 김 전 회장이 정작 법정에서 서신 내용과 정반대되는 증언을 두 차례나 한 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 주 김 전 회장이 법정에서 '강기정 전 수석에게 5000만원을 이강세 전 광주MBC사장을 통해 전달했다'고 증언해 권력형 게이트라는 여론이 들끓는 상황에 이 같은 서신이 공개된 점을 지적하며 "(입장문 작성 후) 열린 재판에서 김 전 회장이 자신이 체포된 직후 전관변호사가 찾아왔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두번이나 '없었다'고 답변한 것을 보면 김 전 회장이 쓴 것이 아니라 누군가 대신 작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입장문 대로 진술하면 위증죄로 처벌 받는 게 두려워 반대되는 증언을 했을 수도 있으나, 자신이 쓴 입장문과 다른 증언을 해놓고 뒤늦게 언론에 공개하는 것도 너무 어색하다"며 서신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장관, 신빙성 검토없이 감찰 지시"


    유 의원은 김 전 회장의 옥중 서신이 공개되자 법무부에 해당 의혹을 직접 감찰하도록 지시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김 전 회장 입장문이 언론에 보도되자 입장문 내용의 신빙성에 대한 검토도 없이 추미애 장관은 기다렸다는 듯이 나서서 수사검사 비리의혹에 대한 법무부 감찰지시를 했다"며 "감찰을 받아야 하는 수사검사들은 위축돼 강 전 수석의 뇌물수수 의혹을 비롯해 기동민 등 민주당 의원들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추가 수사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추 장관은 채널A 사건을 검언유착이라고 했지만 한동훈 검사장이 관련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양치기 소년이 된 추 장관이기에 진정성과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결론적으로 유 의원은 "범죄자가 작성한 엉성한 입장문 내용을 가지고 국회에서 더 이상 볼쌍쓰럽게 의혹을 제기하며 정쟁하지 말자"며 "검찰도 입장문으로 인해 신뢰를 잃은 만큼 특검으로 진실을 가리자"고 요구했다.

    "야당 인사와 현직 검사에게도 룸살롱 접대 로비"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배후로 알려진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사건개요정리' 문서를 공개하며 "지난해 7월 검사 출신 변호사와 현직 검사 3명에게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유흥업소에서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고, 수억원을 받은 검사장 출신 유력 야당 정치인은 은행로비에 관여했다"고 폭로했다.

    김 전 회장은 "전관인 변호사가 '서울남부지검의 라임 사건 책임자와 얘기가 끝났다'며 '여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전 수석을 잡아주면 윤석열 검찰총장에 보고 후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전 회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담당 주임 검사와 문무일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신상팀장을 지낸 인물이 자신에게 거래를 제안한 전관변호사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라임 수사팀도 꾸려지기 전인데… 김봉현의 소설"


    한편, 김 전 회장이 현직 검사를 접대하는 자리에 동석했다고 지목한 변호사 A씨는 1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제의 술자리에 동석한 적은 있으나 그 자리가 검사를 접대하는 자리는 아니었다"며 "나와 김봉현 전 회장, 검사 출신 변호사와 비(非) 법조인이 참석했고, 현직 검사는 그 자리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검찰 조사를 잘 받으려면 변호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솔직히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선처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을 뿐, 상식적으로 보석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보석을 제안한 적도 없고, 보석 때문에 서울남부지검 검사도 만나지도 않았다"며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받는 대신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잡아달라고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A씨의 인터뷰가 공개된 이후 김 전 회장 측은 18일 SBS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A씨가 술자리와 라임 수사까지 몇 개월의 시간 간격이 있었다며 신빙성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폭로 편지에서 '혹 추후 라임 수사팀을 만들 경우'라고 표현했으므로 틀리게 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재반박했다.

    그러면서 "술자리에 누가 있었는지 여부는 진행중인 감찰 내지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