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투자금 모아 펀드 돌려막기… 김재현 "내가 정관계 로비한 것처럼 언론에 자료 유출"
  • ▲ 옵티머스 자산운용. ⓒ뉴시스
    ▲ 옵티머스 자산운용. ⓒ뉴시스
    5000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펀드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재현(50)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 측이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검찰 수사가 비화한 것에 불만을 드러냈다.

    김 대표 측 변호인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부장판사 허선아)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정·관계 로비 의혹은 본건과는 무관함에도 한쪽의 입장만 보도되면서 마치 김 대표가 정·관계 로비를 하고 전적인 책임이 있는 것처럼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재현 "공범들이 책임 떠넘기려 해"

    김 대표는 2018년 4월부터 지난 6월까지 공공기관 발주 관급공사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며 1조1900억원의 투자금을 모집한 뒤 부실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 등에 활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횡령)로 지난 7월 구속기소 됐다. 

    최근에는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와 여당 인사들의 이름이 적힌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 등을 확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옵티머스의 정·관계 로비 의혹도 불거졌다.

    김 대표 측은 자신과 함께 재판받는 옵티머스 사태 공범들이 자신에게 책임을 떠넘기려고 재판 증거들을 언론에 유출한다고도 주장했다. 

    김 대표는 옵티머스 2대주주 이모(45) 씨와 윤석호(43)·송모(49)옵티머스 이사, 유모(39) 스킨앤스킨 고문 등과 공범으로 함께 재판받는다.

    김 대표 측은 "소송자료 일부가 언론에 유출되기도 했으며 억측도 나오고 있다"면서 "형소법상 열람·등사 서류는 당해 사건 이외에 유출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피고인 등이 열람 등을 통해 알게 된 것을 단편적으로 왜곡해 언론 등에 유출하는 것은 방어권 행사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김 대표 측은 "재판에 지장 없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다른 피고인의 변호인에게도 당부한다"고 거듭 요청했다.

    "소송자료 유출 안 돼"… 재판부 "선입견 염려할 필요 없어"

    검찰도 "이 사건 증거기록이 모두 언론에 공개되는 상황이다. 등장인물들의 개인정보도 유출되고 있다"면서 "수사 진행에 매우 심각한 일이며, 어떤 변호인이 어떤 의도로 증거기록을 제보했는지 알 수 없으나 재판에서 밝혀질 실체적 진실이 언론으로 인해 왜곡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공소사실로는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면서 "재판부가 선입견을 갖거나 예단을 갖게 될 수도 있다고 의심할 수 있는데, 전혀 염려할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증거기록들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유출되는 것이냐'고 물었으나, 김 대표 측은 "검찰 측에서 (유출)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는 지난 14일 기존 수사팀과 반부패수사2부 소속 검사 9명에 타청에서 파견된 검사 5명, 서울중앙지검에서 충원한 검사 4명 등 18명 규모의 옵티머스 전담 수사팀을 구성했다. 정·관계 의혹까지 불거진 옵티머스 수사가 미진하다는 비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지난 6월 옵티머스 수사에 착수했으나 4개월간 정·관계 연루 의혹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수사를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