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애 "700조 국민연금 운용위 20명 중 6명이 정부 인사"…스튜어드십 코드 부작용 우려
  • ▲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 ⓒ박성원 기자
    ▲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 ⓒ박성원 기자
    [민주 맘대로 국감]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국민연금공단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과 관련해 "정부와 노동자가 세금에 기반한 연·기금을 통해 사기업을 지배하는 연금사회주의로 가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명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 국정감사에서 "국민들이 조성한 기금으로 주식을 취득하고 주주권을 대리행사하는 국민연금이 작년부터 적극적인 주주 제한을 통해 기업 경영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업계의 의견이 나온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연금, 국내 1014기업 지분 보유… 김미애 "정부 입김 우려"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뜻하는 스튜어드십코드는 기관투자자가 투자 대상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하는 제도다. 국민연금은 2018년 하반기부터 이 제도를 도입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7월 기준 국내 1014기업의 지분(평가액 약 139조원)을 보유했고, 이 중 99기업의 경우 10% 이상 지분(평가액 약 90조원)을 보유했다. 국민연금은 또 시총 100대 기업 모든 곳의 주주이며, 그 중 7개 기업의 최대주주이자 31개 기업에 10% 이상 지분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 주식시장에 영향력이 매우 큰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며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자 김 의원은 "국민연금의 지배구조에 대한 객관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해외 주요 공적 연·기금들은 의결권 행사를 외부 전문기관에 위임하거나 지배구조의 독립성을 갖춘 이후에 주주권을 행사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구조상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기금위 위원 20명 중 6명이 정부 측 인사"로 "정부 입김이 강력하게 작용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독립성과 투명성 확보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정부 기조의 눈치를 보면 관치경제 시대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고 전한 김 의원은 "자칫 말 안 듣는 기업에 대한 옥죄기로 기업의 정당한 경영권 행사가 위축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말했다.
  • ▲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이종현 기자, 공동취재단
    ▲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이종현 기자, 공동취재단
    민주당 후보로 총선 출마했던 김용진… "국민연금 맡겨도 되나"

    김 의원은 김용진 국민연금 이사장의 정치적 중립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지낸 김 이사장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경기도 이천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김 이사장이 총선에 출마했다 4개월 만에 국민연금 이사장직을 맡았기에 보은인사가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한 김 의원은 "그런 분에게 대한민국 국민들 노후 보장의 최후 보루인 국민연금을 맡겨도 되는지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위원들이 말씀드렸다시피 2057년에는 연금 고갈이 예상되는데, 국민연금 이사장이 정치권력에 휘둘려 연금이라는 큰 배가 산으로 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우려한 김 의원은 "오직 국민만 보고 소신껏 기금을 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김 이사장은 "국가에 대한 나름의 소신을 갖고 있다. 혹시라도 정치적 입장에 따라 흔들리지 않겠느냐는 걱정에 대해서는 정책적 소신을 갖고 임하겠다"며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 과정과 관련해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셨는데, 최소한도에서 투명한 절차에 따라 하고 있고 그 결과는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직원 4명 대마초 흡입에… 野 "약물검사 의무화" 요구

    이날 국감에서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 4명이 올해 대마초를 피우다 적발된 사건과 관련,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기관인 만큼, 그에 걸맞은 도덕적 수준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특히 김 이사장에게 "100조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골드만삭스도 직원들에게 약물검사를 요구하고 있다"며 "기금 적립액이 752조에 달하는 국민연금을 운용하는 곳인 만큼, 구성원들에 대한 약물검사를 신체검사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