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선출 베네수엘라까지 친북 국가 포진… "방화범을 소방대 임명한 꼴" 국제인권단체 비판
  • ▲ 스위스 제네바 소재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위스 제네바 소재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3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총회에서 중국, 러시아, 쿠바가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 선출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폭스뉴스는 “독재정권과 인권유린 역사를 가진 세 나라가 유엔 인권이사국으로 선출됨으로써 2018년 미국의 인권이사회 탈퇴가 옳았음을 증명한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 “유엔 회원국의 지지에 감사” 미국 “인권이사회 탈퇴가 옳았다”

    유엔 총회는 이날 47개 인권이사국 가운데 15개국을 선출했다. 이사국은 대륙별 쿼터가 있다. 때문에 중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쿠바, 볼리비아, 멕시코, 네팔, 파키스탄, 세네갈, 우즈베키스탄, 아이보리코스트, 말라위, 가봉, 영국, 프랑스가 이사국으로 선출됐다. AP통신은 “이사국으로 선출된 15개 나라 가운데 국제적인 인권보호 기준을 충족하는 나라는 영국과 프랑스 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유엔 회원국이 강력한 지지를 보여준 데 깊이 감사드린다”는 선출 소감을 밝혔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중국은 이어 “보편적 인권을 증진하고 보호하는 이사회 업무를 위해 다른 유엔 회원국과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제인권단체들은 중국 등 독재국가 3국이 유엔 인권이사국에 선출된 것을 비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휴먼라이트워치는 “지난 6월 유엔 전문가 50명이 홍콩과 신장·위구르, 티벳에서의 인권 보호를 전례 없이 강력히 요구한 바 있다”며 “당시 세계 60개국 400여개 이상의 인권단체가 이 요구에 호응했다”고 지적했다. 유엔 워치의 힐렐 노이어 집행이사는 “독재국가 3개국을 유엔 인권이사국으로 선출한 것은 방화범 조직을 소방대로 임명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미국 “트럼프의 유엔 인권이사회 탈퇴 판단이 옳았다”

    미국은 인권유린을 저지른 독재정권이 이사국을 맡았다는 점을 두고 유엔 인권이사회를 탈퇴한 결정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보편적인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고자 미국이 (유엔 인권이사회가 아닌) 다른 방법을 활용하기로 한 선택이 옳았음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고 논평했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중국과 러시아, 쿠바, 베네수엘라가 (유엔) 인권이사국이 됐다는 것은 세계인권선언을 조롱하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그곳(유엔 인권이사회)이 매우 부패한 조직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또한 유엔을 벗어나 독자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인권증진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은 예전부터 그래왔듯 세계의 선을 위한 힘이 될 것”이라며 “우리 미국의 약속은 유엔 인권선언과 우리의 행동 기록에 명확히 나타나 있다”고 밝혔다고 방송은 전했다.

    유엔 인권이사국 된 중국·러시아·쿠바·베네수엘라…모두 친북

    폭스뉴스는 “지난해 유엔 총회에서는 베네수엘라와 함께 리비아, 수단이 유엔 인권이사국으로 선출됐다”며 “이를 본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국민들이 빈곤과 인권유린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가 인권이사국에 선출된 것을 두고 ‘당황스럽다’고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쿠바 문제도 지적했다. “지난 7월 중국이 홍콩에서 시민들의 인권 탄압 근거가 되는 보안법을 시행했을 때 쿠바가 이끄는 53개 유엔 회원국이 중국을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러시아, 쿠바에다 지난해 선출된 베네수엘라는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올해 이사국에 선출된 세네갈은 김일성 시절부터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를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처럼 친북성향이 뚜렷한 국가들이 유엔 인권이사회를 장악함에 따라 향후 유엔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공정하게 다루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