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민을 가붕개로 보나" "국민들은 성묘도 못 갔는데" 공세…여당서도 "부적절" 비판
  • ▲ (왼쪽부터) 이일병 전 연세대 교수와 강경화 외교부장관. ⓒ연합뉴스
    ▲ (왼쪽부터) 이일병 전 연세대 교수와 강경화 외교부장관.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남편 이일병 전 연세대 교수가 최근 우한코로나(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교부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도 요트 구입을 위해 미국 여행을 떠나 정치권의 비판이 거세다.

    전 국민 대다수가 외교부 지침을 따르기 위해 해외여행을 국내 여행으로 대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무 부처 수장의 남편이 이를 사실상 무시하고 해외로 출국한 것이다.

    이에 4일 야당에서는 "국민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며 자신들은 이율배반적으로 사는 문재인 정권" "국민들을 가재·붕어·개구리로 보는 것" 등의 격앙된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여당도 "부적절한 행위"라며 강경화 장관과 그의 남편을 향한 비판에 가세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절망과 분노" "이게 나라냐" "참담하고 허탈" 분노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들에게는 해외여행 자제하라 틀어막으면서 장관 가족은 '내 삶을 다른 사람 위해 양보할 수 없다'며 유유히 출국한다"며 "코로나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죽어 나가는데, 고관대작 가족은 여행에 요트까지 챙기며 욜로(YOLO·'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영어 약자)를 즐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전 교수의 미국행을 "너흰 여행 가지마. 우린 요트 사러 갈 거야. 우린 다 되는 추석, 너흰 다 안 되는 추석"이라고 표현한 김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이 절대 잊지 못할 추석을 만들어줬다"고 개탄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도 구두 논평을 내고 "국민들은 정부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 따라 긴급한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추석 성묘조차 못 갔는데 정작 정부 주무 부처인 외교부 장관 남편은 마음대로 해외여행을 떠난다니 믿기 어렵다"며 "이게 제대로 된 문명국가냐"고 한탄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에서 우리 국민들은 앞으로도 경험하지 못할 추석 연휴를 보내고 있다"며 "국민에게 위로를 주지는 못하더라도 절망과 분노만 가져다주는 정부에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고 묻고 있다"고 반문했다.

    황규환 부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고통과 희생을 감내하며 참고 견뎠던 국민들 입장에서는 참담하고 허탈하다"며 이 전 교수가 공항에서 출국하며 취재진에게 '내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한 부분은 "마치 국민들에게 왜 아직 가재, 붕어, 개구리처럼 사느냐고 꾸짖는 듯하다"고 탄식했다.

    황 부대변인은 그러면서 "국민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며, 자신들은 이율배반적인 내로남불을 일삼는 문재인 정권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강경화 남편… 2월엔 베트남 여행, 6월엔 그리스 가려다 취소

    앞서 KBS는 3일 이 전 교수가 이날 요트 구입과 여행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 전 교수가 구입 예정인 요트는 약 15m 길이에 객실 3개를 갖춰 장거리 항해가 가능하고, 수년 전 3억원(25만9000달러)에 매물로 나온 적이 있다고 한다. 

    이 전 교수는 출국 직전 취재진과 만나 '부인이 공직자(강경화 장관)인데 부담되지 않느냐'는 물음에 "나쁜 짓을 한다면 부담이다. 제가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나"라며 "모든 걸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 외에도 이 전 교수는 우한코로나 대유행 초창기인 지난 2월 정부의 베트남 여행 최소화 권고 중에도 베트남을 여행하고, 지난 6월에는 요트 구입을 위해 그리스 여행을 준비하다 취소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년도 "여행 자제 권고 내린 외교부장관 남편이 부적절 행위" 비판

    여당에서도 이 전 교수의 '요트 구입 여행'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교수의 미국 여행 논란에 대해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외교부장관의 가족이 한 행위여서 저희는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