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19일 '청년의날' 기념사서 '공정' 37차례 언급… 진중권 "그새 공정의 정의가 바뀐 듯"
  •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마친 뒤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마친 뒤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뉴시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조국·추미애 이후 공정 말하는 건 야만"이라고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전날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이 '공정'을 수십 차례나 강조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문대통령, '청년의 날' 기념사… '공정' 37차례 언급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 날' 기념식 연설에서 '공정'을 37차례 언급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청년 여러분, 오늘 저는 여러분과 우리 사회의 공정에 대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공정은 촛불혁명의 정신이며, 다 이루지 못할 수는 있을지언정 우리 정부의 흔들리지 않는 목표"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 청년들이 가진 혁신의 DNA는 '공정사회'라는 믿음이 있어야 더 큰 힘을 발휘한다"며 "기회와 공정의 토대 위에 '꿈'을 펼치고 '도전'할 수 있도록 청년의 눈높이에서, 청년의 마음을 담아 정부 정책을 추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장관과 추미애 법무장관 등 '공정 논란'을 일으킨 현 정부 인사들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청년층의 반발을 의식한 듯 "여전히 불공정하다는 청년들의 분노를 듣는다" "끝없이 되풀이되는 것 같은 불공정의 사례들을 본다"고만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공정사회의 기반인 권력기관 개혁 또한 끝까지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중권 "공정의 정의 바뀐 듯… 아빠 찬스 있으면 엄마 찬스도 있어야?"

    진중권 전 교수는 이를 염두에 둔 듯 "조국·추미애 이후 공정 말하는 건 야만이다"란 짤막한 글을 20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문 대통령이 '청년의 날'에 '공정'을 거듭 강조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네티즌들은 "이런 시국에 공정을 얘기하다니" "야만이자 기만" 등 댓글을 달며 진 전 교수의 글에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9일에도 "딴 세상에 사시는 듯"이라며 문 대통령을 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어이가 없네요. 조국·추미애 사태 이후에 '공정'을 말하다니"라며 "어디 딴 세상에 사시는 듯"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언어가 너무 혼탁해졌어요. 그새 공정의 정의가 바뀐 거죠"라며 "대통령이 말하는 공정이란 이런 겁니다. '아빠 찬스가 있으면, 공평하게 엄마 찬스도 있어야 한다'"라고 쏘아붙였다.

    20일 국민의힘은 '말이 아닌 실행으로 입증하라'고 문 대통령의 기념사를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특혜 받은 장관의 아들을 '안중근'이라 칭송하고, 수 많은 청년들이 해고됐는데도 나 몰라라 하는 항공사의 창업주 의원은 '안타깝지만 더 이상 할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며 "꽃다운 청춘을 일제에 짓밟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아픔을 사욕으로 챙긴 시민단체 출신 의원엔 감찰마저 하지 않는 이 정권은 공정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어 "유급을 받아도 위로장학금을 받는 딸, 전화 한 번에 군 휴가를 받는 아들, '불공정'에 대한 정권의 총력 옹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37번이 아닌 1,000번 '공정'을 외친들 청년들에겐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추미애, 윤미향, 이상직 부조리와 비상식에 허탈해하는 국민들에게 납득할 만한 조치로 공정을 입증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