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시제기 이미 비행…짝 이룰 무인기 개발업체 선정 중”…한국, 4.5세대 KFX 홍보 집중
  • ▲ 미국 록히드 마틴의 6세대 전투기 상상도. 미 공군은 6세대 전투기 시제기를 제작한 업체가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록히드 마틴 스컹크웍스 공개 일러스트.
    ▲ 미국 록히드 마틴의 6세대 전투기 상상도. 미 공군은 6세대 전투기 시제기를 제작한 업체가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록히드 마틴 스컹크웍스 공개 일러스트.
    미 공군이 벌써 6세대 전투기를 제작해 시험비행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4.5세대 전투기로 알려진 KFX 시제기 조립을 시작한다고 떠들썩하게 홍보한 한국과는 사실상 20년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미 공군 차관보 “6세대 전투기 시제기 이미 시험비행”

    미국 군사전문지 ‘디펜스원’은 “미 공군이 비밀리에 제작한 6세대 전투기 시제기가 이미 시험비행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윌 로퍼 미 공군 전력획득 담당 차관보가 ‘차세대 제공전투기(Next Generation Air Dominance, NGAD)’라는 계획명으로 6세대 전투기를 시험 비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날 미 공군협회의 가상 공중·우주·사이버 화상 컨퍼런스에 참석한 윌 로퍼 차관보는 “NGAD(6세대 전투기)는 현재 디지털로 설계와 조합, 시험을 하는 중으로, 나중에 현실에서 제조할 때 제조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찾는 중”이라며 “실물 크기 시제기는 이미 현실세계에서 비행을 마쳤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기록을 갱신했다”고 밝혔다. 디지털로 항공기를 설계하고 조합·시험하는 방식은 보잉과 사브의 신형 고등훈련기 T-7 개발 방식이기도 하다.

    “로퍼 차관보는 6세대 전투기에 대해 더 이상 구체적인 상황은 말하지 않았다. 심지어 제조사도 밝히지 않았다”며 “그러나 그는 신형 전투기(NGAD)를 디지털 상으로 설계하는 데는 더 많은 전투기 제조사들이 참여해 경쟁하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거대한 제조시설이나 막대한 비용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될 것이라 밝혔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는 현재 미국에서 전투기 제조사는 록히드 마틴과 보잉뿐이라고 덧붙였다.

    “6세대 전투기와 편대 비행할 무인기 개발에 18개사 입찰”

    6세대 전투기는 F-22나 F-35를 훨씬 뛰어넘는 전투기로 알려져 있다. 스텔스 성능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조종은 증강현실(AR)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레이저포 같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와 향상된 탐지센서를 탑재해 적 탄도미사일을 탐지하고 요격할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차이점은 무인기(드론) 여러 대를 지휘하며 함께 전투할 수 있는 능력이다.
  • ▲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공개한 KFX 시제기 조립 현장. 미래에 주변 강대국이 6세대 전투기를 실전배치할 때 한국군은 이 4.5세대 전투기를 주력으로 쓸 계획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 공개사진.
    ▲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공개한 KFX 시제기 조립 현장. 미래에 주변 강대국이 6세대 전투기를 실전배치할 때 한국군은 이 4.5세대 전투기를 주력으로 쓸 계획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 공개사진.
    매체는 “미 공군은 지난 7월 6세대 전투기와 짝을 이뤄 전투를 할 무인기 개발에 18개 업체가 입찰했다고 밝혔다”며 “여기에는 보잉, 노드롭 그루먼, 제네럴 아토믹스(MQ-1 프레데터와 RQ-4 글로벌 호크 제작사)뿐만 아니라 규모가 작은 크라토스 등도 입찰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영국·러시아·중국도 6세대 전투기 개발 중…한국, 4.5세대 만든다 자랑

    6세대 전투기 개발은 시제기를 만들어 시험비행까지 한 미국이 가장 앞선다. 2013년 4월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부터 6세대 전투기 개발을 시작한 미국은 2035년에는 실전배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여기에 맞춰 레이저 무기와 AR 및 AI 적용 조종체계도 개발 중이다.

    미국 다음은 일본과 영국이다. 일본은 지난 7월 “2024년까지 시제기를 만들고 2035년에는 6세대 전투기를 실전배치 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영국이 6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을 제안할 정도로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당초 영국과 공동개발도 염두에 뒀으나 미쓰비시 중공업을 주계약자로 독자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영국은 2014년 7월 ‘템페스트’라는 6세대 전투기 개발 계획을 마련했다. 현재 브리티시 에어로 서비스(BAE)와 롤스로이스가 주축이 돼 개발을 진행 중이다. 유럽 다국적 기업 MBDA와 스웨덴, 이탈리아도 동참하기로 했다.

    러시아와 중국 또한 6세대 전투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MIG-41이라고 이름 붙인 6세대 전투기를 2035년까지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해 1월 J-20 전투기를 개발한 청두항공기공업그룹(CAC)을 통해 “2035년까지 스텔스 성능에다 레이저 무기, 극초음속 미사일을 탑재하는 6세대 전투기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 4.5세대 전투기 시제기 만드는 것을 자랑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방위사업청 등은 지난 9월 3일 “KFX 전투기 시제기 제작에 들어간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KFX는 스텔스기도 아니고 탐지 체계도 4.5세대 수준이다. 무기도 이미 사용 중인 것들 위주다. 한국은 이런 KFX를 2026년부터 수십 년 간 운용할 것이라고 자랑하고 있다.

    17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방위사업청에 문의한 결과 “6세대 전투기라는 말 자체를 들어본 적이 없다”거나 “그런 건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답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