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침묵 깨고 '추미애 지키기' 합류… 野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 비판
  •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성원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성원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권의 '추미애 지키기'에 동참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사과로 아들 관련 의혹의 사실관계가 분명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발언이 추 장관의 사과문에 이어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낙연 "검찰, 신속하게 수사하고 결과 공개해야"

    이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소속 의원들의 노력으로 사실관계는 많이 분명해졌으니 더 확실한 진실은 검찰 수사로 가려질 것"이라며 "검찰은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공세에는 "정치권은 정쟁을 자제하며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게 옳다"며 "야당이 정치공세를 계속한다면 우리는 사실로 대응하고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추 장관 아들 서모 씨의 '황제휴가' 의혹 관련 공식적인 견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추미애 의원 보좌관으로부터 전화가 왔었다"는 부대 관계자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 이후 13일간 침묵을 지켜왔다.  

    그런 이 대표가 '추미애 감싸기'로 보이는 견해를 표명한 것은 추 장관이 전날 사과문을 발표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추 장관의 사과문 발표만 기다리고 있었다"며 "여러 경로를 통해 유감표명에 준하는 사과를 제안했고, 추 장관이 이를 수용하면서 여론이 가라앉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루 전 추미애 사과하고 아들은 검찰 조사

    앞서 추 장관은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들 관련 논란'에 사과하면서도 정작 해명은 하지 않았다.

    추 장관은 아들의 의혹과 관련해 문제가 없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아들은 검찰 수사에 최선을 다해 응하고 있다"며 "검찰은 누구도 의식하지 말고 오로지 실체적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의 명령에만 복무해야 할 것"이라고 강변했다.

    추 장관과 이 대표가 하루 간격으로 서씨를 대상으로 한 검찰의 수사를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서씨는 추 장관이 사과문을 발표한 13일 서울동부지검에 소환돼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이 검찰에 고발된 지 8개월여 만이다. 서씨는 조사에서 제기된 의혹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짜고 치는 시나리오"

    야당은 여권의 이 같은 행태가 서씨를 대상으로 한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줬다는 생각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법무부장관이 (성명에서) '딱히 (법을) 어길 이유가 없었다'고 하면 수사하는 검찰은 그 말을 가이드라인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추미애 장관의 영향력 하에서 말 잘 듣는 부하검사들이 하는 수사 결과를 누가 믿겠나"라고 비난였다.  

    법조계에서는 '짜고 치는 시나리오'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렇게 톱니바퀴 돌아가듯 시나리오처럼 상황이 돌아가는데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법무부장관이 아들 관련 견해를 내고, 동부지검이 아들을 불러 조사하고, 다음날 여당 대표가 검찰 수사를 기다리자고 하는데 정상적인 수사가 될 리 있겠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