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무소속 30여 명 '미래혁신포럼' 강연… 장제원 "시너지 키워야" 연대설 불 지펴
  •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박성원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박성원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는 행사인 '미래혁신포럼' 강연자로 나서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의원들을 상대로 강연하는 것은 올 초 정계복귀 이후 처음이다.

    미래혁신포럼에는 국민의힘과 무소속 의원 30여 명이 속했고, 야권 잠룡을 초청해 비전을 듣는 자리인 만큼 이번 강연을 계기로 '보수야권 통합' 시나리오가 다시 불붙을지 주목된다.

    安,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 과제' 주제로 강연

    미래혁신포럼 대표의원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15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초청해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 과제'라는 주제로 특별강연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야권에서 안 대표를 빼고 정권교체를 논하기는 사실상 힘든 상황"이라며 "안 대표가 야권 전체에 명쾌한 혁신 과제를 제시하며 야권 단일후보를 거머쥘 수 있는 비전을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적었다.

    장 의원은 이번 강연이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연 확장'을 외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수인 미래혁신포럼에서 중도실용주의 정치를 표방하는 안 대표의 생각을 들어보는 것이 야권연대의 불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도 "야권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은 안 대표가 지속적으로 얘기해온 주제"라며 "야권의 혁신경쟁 중심에 있는 의원들에게 이를 설명하는 자리"라고 강연 취지를 설명했다.

    김종인 "대권 후보, 당 내부서 나올 거라고 확신"

    반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당을 연대가 아닌 흡수 대상으로 본다. 김 비대위원장은 전날(3일) 취임 100일을 맞아 국회에서 진행한 비대면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당 내부에서 대통령후보가 나올 수 있으리라 확신하다"며 "특히 밖에 계신 분들이 우리 당에 흡수돼서 대통령후보가 될 거라는 여건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서울시장후보군과 관련해서도 "국민의힘 후보가 되는 것이 본인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된다면 우리 당과 협조해서 입당하든지"라며 "왜 안철수 씨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사실상 국민의당과 '당 대 당' 통합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입당 시 국민의힘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며 야권 잠룡들의 복당을 종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7월 취임 한 달을 맞은 언론 인터뷰 등에서는 차기 대권주자와 관련해 "당 밖에서도 꿈틀거리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외인사 영입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정권교체 위해 연대·통합해도 힘 모자랄 판"

    당내에서는 안 대표가 흡수통합을 거부하고 독자노선을 택한다면 보수야권이 단일대오를 형성한 여권에 맞설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장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흡수된다면 그 사람의 가치가 있겠나"라며 "국민의당은 안철수라는 실체가 있는 당이다. 함께 연대하고 시너지를 키우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어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무소속 인사들의 복당도 막으며 '쇄당(鎖黨)정치'를 통해 반(反)문재인 진영을 차지하려는 것인가"라며 "지금은 모든 가치 중에서 가장 앞선 것이 정권교체다. 이를 위해 연대하고 통합해도 힘이 모자라는 판"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참담한 (문재인 정부) 시대를 벗어나기 위해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래혁신포럼의 야권 잠룡 초청 강연은 계속될 전망이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도 강연한 바 있다. 장 의원은 "현재 (당에서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마이크를 독점하고 있다"며 "코로나 확산인 상황에서 잠룡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