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일 전국 '하이선' 영향 받을 듯… 최대풍속 초속 53m, 강풍반경 520㎞ '매우 강'… 마이삭과 경로 비슷
  • ▲ 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지나간 3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 가로수가 쓰러져있다. ⓒ권창회 기자
    ▲ 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지나간 3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 가로수가 쓰러져있다. ⓒ권창회 기자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인한 피해를 제대로 복구하기도 전에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6일쯤 또 다시 남부지방을 거쳐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도 '강' 수준인 하이선은 4일 일본을 지나면서 세력이 커져 '마이삭급'인 '매우 강'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선' 7일 오전 상륙… 경남·경북·강원 거쳐 빠져나갈 듯

    3일 기상청에 따르면, 하이선은 이날 오전 9시 현재 괌 북서쪽 100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6㎞로 서북서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하이선은 6일 오전 9시 서귀포 남남동쪽 약 710㎞ 부근 해상에 접근할 것으로 예보됐다. 7일 오전 9시쯤에는 부산 서북서쪽 약 70㎞ 부근에 상륙해 경남 함안, 경북 고령, 강원 원주와 춘천을 거쳐 북한 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하이선의 강도는 '강'으로 최대풍속은 초속 35m(시속 126㎞)다. 그러나 하이선은 4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1010㎞ 부근 해상에 다다르면서 강도가 마이삭과 비슷한 '매우 강' 수준으로 세력이 커질 전망이다.

    하이선이 서귀포 부근에 접근하는 6일 오전 9시쯤의 최대풍속은 초속 53m(시속 191㎞), 강풍반경 52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내륙에 상륙하는 7일 오전에는 최대풍속이 초속 40m(시속 144㎞), 강풍반경은 430㎞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당초 일본 가고시마 서쪽 해상을 통해 일본을 지날 것으로 예상됐던 하이선이 곧바로 우리나라 내륙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이선 역시 강도가 세고 마이삭과 비슷한 경로로 우리나라를 관통할 것으로 예보된 만큼 피해 예방을 위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앞서 한반도 남부지방과 동해안 지역을 할퀴고 지나간 마이삭으로 인해 전국에서는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마이삭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1명(부산), 부상 1명(울산)으로 집계됐다.

    사망, 시설물 파괴, 정전… 남부지방 마이삭 피해 속출

    이날 오전 1시35분쯤 부산 사하구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60대 여성이 베란다 창문에 테이프 작업을 하던 중 유리가 깨져 크게 다쳤다. 이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숨졌다. 울산 남구 선암동에서는 오전 1시55분쯤 강풍으로 창문이 파손되면서 1명이 다쳤다.
  • ▲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예상 이동 경로 ⓒ기상청
    ▲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예상 이동 경로 ⓒ기상청
    시설피해는 모두 858건으로 공공시설 피해 295건, 사유시설 피해 563건이다. 마이삭이 몰고온 강풍과 폭우로 제주 3만6000여 가구, 경남 2만여 가구, 부산 3800여 가구 등 27만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고리3·4호기, 신고리 1·2호기 원자로 운영도 일시 중지됐다. 신고리1호기가 3일 0시59분 정지한 데 이어 2호기가 오전 1시12분쯤 멈췄다. 이어 오전 2시53분, 오전 3시1분쯤에는 고리3·4호기가 정지했다. 

    고리원자력본부는 정지된 원자로는 안전한 상태이며, 원자로가 정지한 원인이 발전소 밖 전력계통 이상이라고 보고 상세 원인을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제주에서는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49m에 달하는 강풍이 불고 산간지역에는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제주시 고산에서 측정된 초속 49.2m는 역대 태풍 7위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기록됐다. 

    제주 서귀포시에서는 가로수가 꺾여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덮쳤고, 버스 등 차량 8대가 침수된 채 고립되기도 했다. 제주 한림읍에서도 집중호우로 차량에 2명이 고립돼 소방당국이 이들을 구조했다.

    원자로 운영도 일시 중지… 항공기 결항에 곳곳서 도로 통제

    전남 지역 곳곳에서도 간판 파손과 가로수 전도 등의 피해신고가 잇따랐고, 여수 거문도에서는 500여 가구가 정전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강원도 양양·고성·강릉 등에서는 폭우로 인해  280여 명이 대피했고, 주택·차량·도로 침수, 토사유출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교통 이용에도 큰 차질이 빚어졌다. 2일 하루에만 국내선 항공기 437편이 결항했다. KTX 강릉선·영동선·태백선도 운행을 중지한 상태로, 4일부터 운행을 재개한다. 부산~김해 경전철은 전날 운행을 조기 종료했고, 코레일은 4일 정오까지 경부선 열차 5편의 부산역~동대구역 구간 운행을 중지하기로 했다.

    강원과 경북 경계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함백산 나들목 구간의 도로가 통제됐다. 또 인제와 고성을 잇는 46번 국도 진부령 구간도 토사가 덮쳐 이 구간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한편 마이삭은 3일 정오 무렵 함흥 동쪽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바뀌며 소멸했다. 이에 따라 앞서 내려졌던 태풍경보와 주의보도 강풍경보와 주의보로 바뀌었다. 

    기상청은 마이삭이 소멸됐지만 수도권과 강원 동해안지역에는 강풍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강풍주의보는 이날 늦게나 4일 오전 사이 해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